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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어 과메기를 맛보다! :: 과메기 손질법
    미식일기/요리하기 2014. 11.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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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어 vs 꽁치, 청어 과메기를 맛보다"

    어느 일요일 오후, 종길동 영감 한테 전화가 왔다. 두서없이 일단 집 앞으로 나오란다. 나갔더니 뭔가 가득 들어있는 비닐 봉지 하나를 건네고는 출근한다고 가버렸다. 형은 나에게 뭘 건네고 간 것일까? 바로 포항에서 사온 청어 과메기다. 이 청어 과메기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청어잡이가 수월치 않아 한동안 꽁치 과메기만 먹어오다가 최근에 다시 부활한 과메기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겠다. 청어로만 만들다가 청어가 없어져 꽁치로 대체 되었다고도 하는데 확실한건 아니다. 아마 두 가지로 같이 만들다가 청어가 잘 안 잡혀서 꽁치만 남은 쪽이 더 맞지 않을까?


    과메기라는 말의 어원은 눈을 꿰어 만들었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 되었는데 목이 포항 사투리로 '메기'라고 하여 관메기가 되었고 점점 과메기라고 변했다고 한다. 과메기라는 말의 유래는 이렇고, 그럼 과메기란 무엇이냐..? 겨울동안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서 먹는 반건조 생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명태로 치면 황태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영감이 던지고 간 봉지, 경동 수산이라고 적혀 있는데 검색해 보니까 홈페이지도 있다. 전국 어디서든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듯 하다. 영감이 이 청어 과메기를 구하기 위해서 가게만 10군데 정도 돌아다녔다고 하는데.. 청어 잡이가 다시 원활해 져도 아직 구하기가 힘든가 보다.



    봉지에서 꺼내면 이렇게 종이 봉투에 과메기가 싸져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맛을 볼까 해서 열어봤더니..



    이렇게 손질이 안 된채로 가득 들어있다. 하... 종길동 영감.. 이건 분명 날 고생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런거다.



    청어를 한마리 잡아 들어올려보면 반으로 갈라져있고 꼬리 부분은 이어져있다. 그럼 본격적으로 손질을 해볼까? 손질을 위해 목장갑을 끼고 그 위에 위생장갑을 꼈다.




    우선 과메기 분리를 위해 꼬리 부분을 잘라준다. 끝 부분은 딱딱해서 먹기가 힘드니 대충 보고 안 딱딱한 부위까지 과감하게 잘라주자. 




    그러고 나면 이런 상태가 된다. 청어 과메기의 풍부한 기름이 내뿜는 윤기가 느껴지는지?



    그 다음은 가위로 머리쪽 부분을 살짝 잘라준다. 



    가위가 아니라면 이렇게 칼로 넣어줘도 된다. 이쪽이 더 편하다.



    칼이 살을 파고 들어 껍질에 닿으면 칼을 빼고 껍질을 살살 긁어주면 이렇게 일어난다. 



    그럼 껍질을 이렇게 손으로 잡고 사정없이 뜯어주자.






    이렇게 껍질이 벗겨지면 완성이다. 이제 먹기만 하면 된다.



    손질이 다 된 과메기들.




    예쁘게 접시에 담아내자. 



    손질이 끝나자 마자 도착하는 종길동 영감.. 우리집에 CCTV를 달아 놓은게 분명하다. 도와주기 싫어서 시간 맞춰 왔을거야..



    과메기 시식을 도와줄 각종 도우미들



    장모님이 만들어주신 돌게로 만든 간장게장도 조금 내고..



    굴을 넣어 시원하게 끓인 시락국




    그리고 메인 과메기



    집된장과 마늘, 청양고추



    그리고 김도 준비한다.



    쪽파와 상추



    그리고 과메기의 맛을 한껏 끌어 올려줄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힘을 주는 소주.



    과메기만 먼저 먹어보는 종길동 영감



    이렇게 싸먹는다.


    "마무리"

    다시마를 준비 못한게 아쉬웠지만 정말 맛있게 먹은 저녁식탁 이었다. 과메기를 생 미역에 많이들 싸드시는데 다시마에 싸드시는 걸 추천한다. 그 이유는 다시마는 미역처럼 물이 많이 흐르지 않는 데다가 형태를 유지하는 게 쉬워서 쌈으로 먹기에도 참 편하다. 그리고 최고는 다시마의 터질듯한 그 감칠맛이 과메기의 맛을 한층 더 느낄 수 있게 한다.


    어쨋든, 청어 과메기를 먹어봤으면 꽁치 과메기와 그 비교를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우선 처음 씹었을 때의 느낌은 비리지만 비리지 않은.. 기분 나쁜 비릿함이 아닌 깔끔하고 행복한 비릿함이다. 마치 멸치의 비릿함과 비슷하다. 고소한 비릿함이라고나 할까? 멸치를 먹으면서 사람들이 비리다고 안 먹진 않잖아? 그리고 깊숙히 이빨을 넣어 씹어내면 안으로는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속살이 반겨준다. 그리고는 강렬한 고소함과 감칠맛이 온 입안을 휘감는다. 정말 여태 먹어본 과메기 중에 최고였다. 


    사실 나는 작년까지만 해도 과메기의 매력을 다 알진 못했다. 취향은 존중하지만 배척은 안한다는 나의 신조를 지키기 위해 눈 앞에 있으면 먹지만 딱히 찾아서 먹지는 않았다. 지인들이 과메기를 좋아하지 않는 게 가장 큰 이유였지 않았나.. 라는 핑계도 한번 대본다. 과메기를 만드는 생선 자체가 비린내가 많이 나는 생선인데 상급의 과메기를 많이 접해보지 못한 이유도 있겠다. 


    하지만 단골 술집에 가면 정말 상태가 좋은 과메기를 내주곤 했는데 그게 가끔 먹으면 고소한 그 맛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그렇게 해서 과메기에 대해 각성한 것이 바로 작년이다. 작년에도 종길동 영감과 집에서 과메기 파티를 벌인 적이 있는데 올해도 날이 추워지니 그 맛이 생각이 나더라. 종길동 영감 덕에 이렇게 귀한 청어 과메기도 맛보고 나는 이래저래 참 행복한 놈인가 보다. 


    http://sukzintro.net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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