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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암꽃게찜 집에서 먹기 :: 알배기 암꽃게 요리 :: [대상수산]
    미식일기/요리하기 2015. 6.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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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에는 숫꽃게, 봄에는 암꽃게"

    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 참맛을 알게 된 식재료가 있는데, 바로 갑각류다. 지금도 그렇지만 뭔가 발라먹는 걸 잘 못하는 나로서는 어린시절 갑각류는 맛은 있지만 그저 귀찮은 존재였다. 그에 반해 3살 터울의 누나는 어찌 그리 기똥차게도 발라 먹는지. 신기하기도 했지만 참 부러웠었다. 지금은 발라 먹는 실력이 많이 늘었지만 기억속에 있는 누나의 그것에는 아직도 새발의 피가 아닌가 생각한다.


    어쨋든 후배 녀석 하나가 봄이 됐는데 꽃게 한번 먹자고 얘기를 한다. 갑각류는 회로도 맛있지가 특히나 찜을 가장 선호하는데 일반 가게에 꽃게찜을 하는 곳이 잘 없다. 물론 해물찜이나 아구찜 같은 형태로 나오기도 하지만 그건 내가 원하는 꽃게가 아니다. 거기다 어마어마한 가격은 덤이니.. 결국 꽃게를 주문해서 집에서 쪄먹기로 했다. 꽃게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있지만 지난 번 주문때 실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전문은 아니지만 믿고 먹을 수 있는 '대상수산'에 주문을 하기로 했다.


    ▲ 대상수산


    하루가 지나서 주문한 암꽃게와 다른 식재료들이 도착했다. 집에서 신선한 수산물을 편하게 받아 먹을 수 있으니 우리는 참 편리한 세상에 산다. 우리나라 땅이 더 크고 운송업이 이만큼 발달하지 못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 암꽃게


    꽃게 손질 및 세척하는 법은 지난 가을에 올린 숫꽃게 편을 참고 하시길 바란다. 암, 수 구별법은 아주 쉽다. 배가 뾰족하면 숫놈이다. 생각보다 훨씬 큰놈이 배송이 와서 조금 놀랬다. 사진 상으로는 그 크기가 짐작이 잘 안가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크다. 거기다 만져보니 속이 딱딱한게 아무래도 잘 여물었나 보다.


    ▲ 세척 완료된 암꽃게


    총 3kg을 주문했는데 1kg에 3마리가 들었다. 9마리가 온 것이다. 아까 손질법을 참고하라고 했던 가을에 주문해 먹은 숫꽃게는 3kg에 16마리가 들었었는데 이건 3kg에 9마리다. 마리당 거의 2배 크기라는 소리다. 둘 다 大 사이즈로 주문한 건데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그땐 3명이서 16마리를 먹어도 모자랐는데 이번에는 다 못 먹을것 같다.


    ▲ 찌개용 손질


    제일 작은 녀석 한마리는 된장찌개를 끓이기 위해 게딱지를 까보았다. 안에 알이 가득한게 군침이 돈다. 간장게장을 담궈도 참 맛있겠다.


    ▲ 찜통


    찜통에 물을 받아 불을 켜주자. 메인 요리인 꽃게찜을 하기 위해서다. 바로 꽃게를 넣는게 아니라 찜판 아래의 물이 끓을때 까지 기다려준다.


    ▲ 꽃게 찌기


    물이 끓으면 뚜껑을 열고 꽃게를 배가 위로 향하게 차곡차곡 쌓아준다. 입 쪽이 아래가 아니고 약간 위로 경사지게 쌓아주는게 포인트다. 왜냐면 입을통해 내장이 흘러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 꽃게찜


    꽃게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20분 정도 찐 다음 5분 뜸을 들였다. 불을 끄고 바로 뚜껑을 열지말고 5분 정도 뜸을 들여서 속까지 골고루 익게 하자. 스테이크도 레스팅을 해서 먹지 않는가? 밥에 뜸들이는 것과 비슷하다 생각하면 된다.


    ▲ 꽃게찜


    우선 3마리만 접시에 담았다. 껍질이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꽃게의 향이 온 집안을 가득 채운다. 정말 기대가 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런 갑각류는 속을 까보기 전에는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한다. 속을 보고 고를 수가 없기 때문에 안에 내장이 얼마나 살았는지 판가름 할 수가 없다.


    ▲ 꽃게 알과 내장


    아.. 게딱지를 뜯으니 대박이다. 상상만 하고 있던 그 모습 그대로 나왔다. 제철 맞은 꽃게의 풍부한 내장과 알이라니..


    ▲ 암꽃게 찜


    몸통 중간에 미쳐 떨어지지 않은 알들이 가득하다. 아가미를 떼어 내주고 다리와 몸통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 암꽃게 찜


    자른 꽃게를 내장에 콕 찍어서 맛을 본다. 그래 바로 이 맛이다. 1년을 기다린 그 맛. 


    ▲ 암꽃게


    게딱지에 살을 조금 발라 넣어 섞어서 숟가락으로 퍼 먹는다. 녹진하고 풍부한 풍미의 꽃게 내장에 부드러운 살과 짙은 알이 어우러지니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긴다. 연신 숟가락이 한 곳을 향하게 된다.



    ▲ 암꽃게 찜


    9마리 중 1마리를 제외하고는 다 이렇게 상태가 좋은 꽃게만 배송이 왔다. 게딱지를 개봉할 때마다 행복함에 미소지었던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 암꽃게 원기옥


    내장, 알, 살을 한곳에 섞어서 먹는게 너무 맛있어서 사람들이 다 같이 힘을 모아 살을 발랐다. 그러면서 이건 원기옥이라면서 실 없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 살을 바르는 그 시간은 참 지겹지만 한 숟가락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꽃게를 제공한 후배 녀석의 특기가 뭔지 궁금했는데 꽃게 살 바르는 거 하나는 잘 하더라.


    ▲ 꽃게 내장 볶음밥


    난 내장을 있는 그대로 먹고 싶었지만 무조건 먹어야 한다는 권줌마의 주문에 의해 탄생한 내장 볶음밥. 확실히 내장의 양이 대게 만큼은 안나와서 풍미가 조금 떨어지긴 한다. 하지만 알이 가득해서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 꽃게 껍데기


    사투를 벌이듯이 먹은 뒤의 흔적.


    "마무리"

    배송 온 9마리의 꽃게 중 한마리는 된장찌개를 끓이고 8마리를 쪄서 먹었는데 어른 3명과 아이 1명, 총 4명이서 6마리 밖에 먹지 못했다. 더 먹고 싶었으나 너무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먹을 수 없었다. 우리 부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우리가 얼마나 잘 먹는지 잘 알텐데 우리가 남겼으면 이 꽃게의 양이 얼마나 많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한 마리는 상태가 좋지 않아 먹지않고 버렸으니 실제로는 5마리 밖에 안 먹은 것이다. 


    버린 한 마리가 조금 아쉽긴 했지만 역시나 믿고 먹는 대상수산 이었다. 아쉽지만 속을 알 수 없는 꽃게니 어쩌겠는가? 그래도 나머지 8마리는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만한 선도였으니 충분히 만족한 저녁 식사였다. 역시나 제철음식은 제철에 먹어야 한다는 진리를 또다시 깨닫게 하는 맛난 밤이었다. 봄의 끝자락에 제철 암꽃게를 배가 터지도록 먹게해준 후배 녀석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http://sukzintro.net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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