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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미맛집 :: 동양식육식당 - 뭉티기, 소고기 구이, 된장찌개 [구미/형곡동 맛집]
    구미맛집/형곡동 2013. 6. 1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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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 : 동양식육식당

    전화 : 054-457-7371


    "육사시미"

    '육사시미'라는 음식을 알고 있는가? 처음에 육사시미를 알게 됐을때는 충격이었다. '육회'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음식이지만 육사시미는 아직도 생소한 사람이 많다. 엄밀히 말하면 육사시미가 육회가 되야 하는데..


    이 두 음식의 차이점을 설명하자면.. 음.. 일반적으로 얘기하면 육회는 살짝 얼린(?) 고기를 채를 썰어 달착지근한 양념과 배, 계란 노른자를 첨가해 먹는 음식이고 육사시미는 말그대로 생고기를 그대로 썰어 먹는거다. 소고기를 생으로 먹는다고? 그게 무슨 맛이있어? 라고 안 먹어본 사람들은 말하지만 막상 먹어보면 회 이상의 중독성을 보여주는 그런 음식이다.


    본인은 이 육사시미의 매니아인데.. 육사시미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아롱사태'를 즐겨 먹지만 워낙 귀한 부위여서 자주 먹지는 못한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날 친구 '송놀자' 놈이 연락이 온다. 


    송놀자 : 마 뭉티기 먹어봤나?

    나 : 들어는 봤는데 먹어보진 않았다.

    송놀자 : 그게 그렇게 개 쩔어서 서울에서 대구까지 먹으러 온다는데?

    나 : 아 그래?


    갑자기 흥미가 생겨서 정보수집을 해본 결과 우리둘은 그냥 육사시미의 종류중 하나로 판단짓게 되었다. 그런데 구미에도 제법 괜찮게 한다는 집이 있어서 한번 맛을 보러 가보기로 했다. 가는 날 '종길'영감 한테도 연락을 미리 넣어 3명이서 퇴근 후 출발.



    이 곳이 오늘의 맛집 '동양식육식당'. 간판도 제대로 없이 현수막을 걸어뒀다. 위치는 형곡동... 구미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자세한 설명을 할 수 는 없고 지도를 링크 걸어뒀으니 참고 하시길.



    오늘 우리의 운송 수단이 되어준 종길 영감의 소나타 하이브리드. 맛난거 먹으러 간다고 회사 앞까지 친히 데리러 와준 형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차는 역시 하이브리드라 전기 모터로 차가 굴러갈때는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아 마치 유령의 차 같은 느낌이다. 나같이 고 RPM을 선호하는 운전자 한테는 별로 연비에 도움이 안되는 차지..



    현금 계산시 소주 1,000원이고 카드로 결제시는 3,000원이다. 1,000원이라니? 예전 아르바이트 경험상 영업용 소주는 1,000원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들어올텐데.. 어찌됐든 간에 이 집은 앞으로 무조건 현금 계산이다.



    가게 내부. 늘 얘기하지만 믿음을 주는 오픈된 주방. 실내는 큰 홀과 작은 홀로 나누어져 있다. 이른 시간임에도 술 손님이 많아 큰 홀이 너무 시끄러워 아무도 없는 작은 홀로 자리를 잡았다. 요즘 트렌드 대로 실내는 금연이다.



    자리를 함께한 종길 영감



    오늘의 시작이 된 송놀자



    드디어 나온 문제의 '뭉티기(大, 30,000원)'. 부위가 어딘지 물어보니 엉덩이 쪽의 '특수부위'라고 하신다. 그래서 내가 '우둔살 아니에요?'라고 여쭈니 우둔은 아니라고 하시는데... 우둔은 불고기 감이라고.. 응? 우둔 물론 불고기도 해먹지만 주로 육사시미로 해먹습니다만.. 그리고 저 고기는 아무리 봐도 우둔인디요.. 정확히 무슨 살인지 말씀을 안해주신다. 


    거기다 색깔이 굉장히 검붉다. 이게 고기가 숙성이 되면 선홍색으로 바뀌고 갓 잡은 고기는 검붉다. 잡은지 얼마 안된 고기임에는 확실한거 같다. 아무리 봐도 우둔살이 맞는거 같고..



    왼쪽부터 등골, 횟간, 천엽. 진짜 싱싱한 고기 취급하는데서만 나온다는 등골. 오랜만에 봐서 반가워서 많이 먹었다. 이 등골은 무슨 맛이냐고 하면... 아무 맛도 안난다. 거의 무맛에 가깝다. 식감은 약간 뚝뚝 끊기는 연두부 느낌이라 할까? 횟간은 약간 덜큰하고 비린 맛에 먹고 천엽은 꼬들함으로 먹는다. 사실 이 집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때 '지라(비장)'가 나온다길래 기대를 했는데 이 날은 재료가 떨어진건지 안나와서 조금 섭섭했다.



    이것이 바로 마법의 양념장. 처 다진 마늘과 갖은 양념을 보라. 보기만 해도 자극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가? 하지만 이 양념장은 찍어 먹다보면 먹는 사람의 입을 마비시키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많은 양념장을 요구하게 만든다. 먹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계속 찍어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국물 김치가 맛있다. 이거만 먹어봐도 이 집의 내공이 짐작이 간다.



    북어국. 이건 도대체 왜 주는지 이해가 잘 안간다. 맛은 둘째치고 짜다. 소고기 전문집이면 선지국 같은걸 내줘도 괜찮을 텐데.



    쌈과 도우미들. 



    이렇게 한 상이다. 하도 사진을 찍어대니 빨리 먹어보고 싶다고 둘이서 재촉 한다. 자 이제 드시면 됩니다.



    오늘은 참이슬로 가볍게 마셔본다.



    개인 접시에 아까 마법의 양념장을 좀 덜어내고



    이렇게도 싸먹어본다.


    뭉티기에 대한 평가를 좀 내려보자면 고기 하나는 정말 신선하다. 굉장히 쫄깃쫄깃? 찰진 식감이다. 숙성한 고기를 썰어낸 다른 육사시미와는 달리.. 확실히 숙성도가 떨어져 고기 자체의 맛은 덜하다. 아무래도 그것때문에 저렇게 강력한 양념장을 쓰는가보다. 고기 자체가 가진 맛이 조금 덜해서 소금만 찍어 먹기에도 조금 심심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저 양념장을 찍으면 양념장 맛 밖에 안나고.. 뭔가 하나를 얻었는데 하나를 버리는 느낌이라고 할까. 감칠맛나는 숙성육에 길들여진 본인은 개인적으로 뭉티기 < 육사시미(숙성육) 이라고 하겠다.



    삘 받은 우리는 구이도 한번 시켜본다. 바로 돌판이 나온다. 어라? 테이블에 불 넣는 구멍이 있어서 당연히 숯이 나올줄 알았는데 가스불에 돌판이라니.. 먹기도 전에 실망부터 한다.



    나온 소고기. 젤 위에 흰덩어리는 비계 덩어리다. 돌판을 사용하는 집에는 저 비계로 한번 기름칠을 해서 고기가 판에 달라붙지 않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소고기를 업으로 삼으시는 지인의 말을 들어보니 꼭 그 용도뿐만 아니라 고소한 기름을 고기에 더 함으로서 소고기 특유의 '꼬신'맛을 더 내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한다.


    부위를 보니 '채끝살'도 보이고 '낙엽살'도 있고, '업진살', '치마살' 등 다양한 부위가 섞여 있다. 계산할때 여쭤보니 업진살, 치마살 위주에 주변 살들이 섞여 있다고 한다. 부위 자체로만 친다면 구이용으로 최상의 부위들이다. 하지만 고기를 썰어나온게 마치 '뒷고기' 혹은 시장통의 국밥집에서 썰어져 나온 수육 마냥 다양한 모양으로 썰려있다.



    궁시렁 대서 뭘하겠는가 이미 시켰는데. 그냥 구워 먹어보자.



    기름장이다.. 소고기는 역시 소금에만 살짝 찍어먹어야 되는데.. 먹기도 전에 불만만 커져간다.



    아까 먹다 남은 뭉티기도 구워 먹어본다. 역시 지방이 없는 부위라 구워 먹으니 별로다. 부위를 나눠 놓은 이유가 다 있는거다.



    계속 먹는다.



    기름장이든 뭐든 계속 찍어 먹는다.



    뭐지? 왜 맛있지? 참 숯도 아니고 돌판에 가스불인데? 고기도 엉망으로 썰려있는데? 좋은 소금도 아니고 기름장인데? 뭐지? 이유가 뭐지? 여태 쌓여온 경험에 의하면 이런 맛이 나오면 안되는데?


    우리 셋다 기대를 안하고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익으면 줏어 먹기 바빴다. 부위 자체는 좋은 부위를 썼지만 다른 부분에 부족함이 많은데 왜 맛있는 걸까? 먹는 내내 왜 맛있을까를 연구했지만 결국 답을 내지 못했다. 아무래도 우리 셋다 술을 마셔서가 아닐까? 했지만 그렇게 많은 양을 마신거도 아닌데.. 아무리 입맛이 무뎌졌다지만.. 다음에 멀쩡할때 다시 와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 집은 뭉티기 보다는 구이가 맛있는거 같다고.



    이왕 이렇게 먹어본거 고기집의 끝인 된장찌개 까지 먹기로 결정했다. 밥을 시키면 같이 나올 줄 알았는데 된장 1인분에 1,000원씩이라고 한다. 막상 나오니 이렇게 1인당 된장찌개가 하나씩 나온다.



    종길 영감은 밥을 말아 먹는다.



    송놀자도 마찬가지



    하지만 나는 항상 국과 밥을 따로 먹는다. 


    된장찌개는 소고기를 넣어 끓여 구수한게 맛난다. 땡초가 많이 들어가서 매운거 못드시는 분은 먹기가 조금 힘들다. 보통은 소고기를 이용한 된장찌개는 만나기 힘든데 역시 소고기를 취급하는 집이다 보니 가능한게 아닐까. 


    예전에 한번 얘기를 한적이 있는데 고기를 먹다가 된장찌개 까지 고기가 들어가 느끼해 버리면 별로라서 이왕이면 고기집 된장찌개는 해물로 끓여낸 깔끔함을 추구한다고 한 적이 있다. 물론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이 집은 많이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된장맛이 아주 좋다.



    이렇게 초토화.


    새로운 음식에 대한 기대와 그 기대를 이룰 수 있게 함께 해주는 사람들, 그 사람들과 소주 한잔 하면서 살아가는 얘기들 하는게 너무 행복하다. 타지에 살면서 그런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만으로 이 동네에서 사는게 심심하지만은 않다. 그리고 오늘도 이렇게 구미에서 갈만한 음식점이 또 생기지 않았는가! 기필코 저 구이 맛을 파헤쳐 내리라.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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