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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맛집 :: 박군자 진주냉면 - 진주냉면 [인동/인의동 맛집]구미맛집/인의동 2014. 3. 29. 14:31SMALL
상호 : 박군자 진주냉면
전화 : 054-471-7686
"아직은 어색한 그 이름 진주냉면"
냉면은 한국 사람들한테는 아주 대중적인 음식이다. 여름에 더위를 날려주기도 하며 겨울에는 별미로 먹을 수 있는 매력이 넘치는 빼놓을 수 없는 한국의 맛이다. 진주냉면은 몇년 전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서 소개된 이후로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 한테 생소한 음식이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 한테 "진주냉면 먹어봤나?" 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안 먹어봤다고 한다. 일단은 가게도 많지 않은데다 해물 육수로 맛을 내다 보니 비린내에 취약한 분들은 쉽게 접하기 힘든 음식이다.
본인은 부산에서 진주냉면을 처음 접했는데 기대를 많이 하고 갔다가 생각보다는 별로 였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 진주냉면이 신기한게 그 이후에도 가끔 먹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찾아보니 구미에도 진주냉면을 하는 곳이 있어서 어느 술마신 다음날 그녀와 해장하러 다녀왔다.
간판. 가게가 제법 크다.
가격은 예상했던 가격이다. 이제 냉면을 8,000원 밑으로 먹기는 힘든 시대가 왔다.
가게 벽면 한 쪽에 이렇게 진주냉면에 대한 이야기가 붙어있다. 이런게 붙어있으면 정독을 하는 편이다. 음식에 대해 잘 알고 먹으면 더 맛있으니까.
왕만두(5,000원)도 하나 시켜본다. 직접 빚는 건 아닌거 같고.. 개X 왕만두의 느낌이 나긴 하지만.. 맛은 좋더라.
냉면엔 없어서는 안되는 녀석
만두 찍어먹는 간장
내가 시킨 물냉면(8,000원), 다들 진주 냉면을 보고 고명이 화려하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그렇진 않다. 일반적인 냉면에 육전 조금 더 들어가 있는 정도? 깨소금이 많이 들어간다.
그녀가 시킨 비빔냉면(8,500원), 항상 궁금한건데 왜 물냉면 보다 비빔냉면이 비싼걸까? 똑같은 가게도 많지만.. 물냉면이 더 비싸야 하는거 아닌가? 정성을 들여 육수를 끓여야 하는데.. 따로국밥도 그렇고..
비빔냉면을 시키면 나오는 온 육수. 일반적인 냉면집의 사골 육수가 아닌 해물 육수가 나온다. 시원한게 입에 딱 맞다.
냉면 양념장
매운걸 잘 못먹어서 "맵다, 맵다"를 연발하며 맛있다고 잘도 먹는 그녀.
비빔냉면의 양념에는 고추장이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다른 집 비빔냉면에 비해 약간 텁텁하고 무게감이 있다. 처음엔 고추장 맛이 너무 많이 나서 별론데? 하다가도 먹다보니 이 집만의 매력이 있다.
은은한 해물육수와 쫄깃한 면이 잘 어우러져 정말 좋다. 비린내는 전혀 없어 많이 민감한 분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수준. 고기 육수 보다 깔끔한 것이 속을 풀어주는 느낌이다. 유기그릇에 담겨나와 더욱 고급스러운 맛을 내는 듯 하다.
면이 점점 줄어드는 게 이렇게 아쉬울 수 가..
물냉면 뺏어들고 마시는 그녀
전날 둘다 과음을 했지만 냉면 한 그릇에 속이 풀린다.
이 아래로는 너무 맛있어서 몇 일 뒤 다시 찾아간 날. 카메라를 안 가지고 가서 폰카로 찍은 사진들이다. 근데 사진 퀄리티가 별 차이 없어 보이네..
딸을 위해 한우 설렁탕(8,000원)을 하나 시켰다. 진한 국물에 사리도 있고 푸짐하다.
딸래미 먹일려고 시켰는데.. 이렇게 애기용으로 고기를 잘게 다져 따로 조금 주신다. 이런 소소한 배려가 다시 방문하고 싶게 만든다.
설렁탕 시키니 같이 나온 반찬들. 다 깔끔하고 맛이 좋다. 간이 조금 강하긴 했지만.
김치가 예상외로 맛있어서 따로 찍어본다. 물론 초점은 하늘 나라로
이번엔 진주 섞음면(9,000원)에 도전한 그녀. 비빔냉면에 육수가 조금 추가된 형태다. 예상대로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짬뽕스런 맛이 난다. 본인도 그녀도 비빔냉면보다 맛있다고 손을 들어준다. 앞으로는 이거만 먹을거라고 선언하는 그녀
난 역시나 물냉면
이 날 이후에도 몇 번이나 더 찾아갔던 정말 마음에 들었던 집. 겨울이라 그런지 손님이 별로 없어 문 닫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구미에서 몇 안되는 마음에 드는 음식점 중 하나인데.. 아마 여름에는 손님이 엄청 많을 거 같은데..
"먹을수록 매력 있는 진주냉면"
처음 진주냉면을 먹었을 때는 그 진정한 맛을 못 느꼈던 건지, 그 집이 맛이 없었던 건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자꾸 생각나고 특히 이 집을 알게 된 이후로는 정말 그 매력에 푹 빠져 버려 틈만 나면 진주냉면이 생각난다. 깔끔하면서 깊이 있는 시원한 해물 육수와 쫄깃한 면발이 잘 어우러져 내 혀를 행복하게 해준다.
진주냉면의 면발은 익숙한 평양식, 함흥식 면에 비해 더 굵고 전분이 많이 함유되어 쫄깃하고 씹는 맛도 좋지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물론 육수도 익숙하지 않은 해물육수라 개인 취향이 많이 갈리겠지만 선입견을 없애고 먹으면 이 또한 새로운 경험이 아니겠는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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