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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맛집 :: 뜰방에 꼬꼬닭 - 토종닭 코스(닭 육회, 볶음, 숯불구이, 백숙) [전남/여수 맛집]전국맛집/전라남도/광주 2014. 10. 24. 07:00SMALL
상호 : 뜰방에 꼬꼬닭
전화 : 061-681-9233
주소 : 전남 여수시 소라면 봉두리 279-1
"토종닭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여수 주민 추천 맛집"
순천만에서 갈대밭을 구경하고 우리는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여수'에 도착했다. 가기전에 여수 주민인 아는 동생 '복코양(http://rlove5585.blog.me/)' 에게서 여수 맛집을 몇 군데 추천 받았다. 인터넷을 통해 찾는 것 보다는 역시 지역 주민이 가는 로컬 음식점이 더 입에 맞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주 많은 곳을 추천해 줬지만 그 중에 가장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이 곳 '뜰방에 꼬꼬닭'이다. 이번 여행의 맛집 목록 중 '곰소항 젓갈 정식(http://sukzintro.net/650)'과 이 곳만큼은 꼭 가야 된다고 동행 으라차찻(종길동, ㅇㅇㅇ, 쿄)들에게 요청을 한 상태였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건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닭 육회'를 먹어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재밌는 점은 추천을 받고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글이 몇개 나오지 않는다. 주변 주민들은 정말 많이 가는 곳이라고 하는데 타지 사람들 한테는 아직 유명한 곳은 아닌가 보다. 그럼 제가 한번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타지 사람들한테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나 보지만 네비게이션에는 바로 검색이 된다. 아주 외진 시골에 덩그러니 있는 음식점이다. 가든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이런 곳에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건 그만큼 맛있기 때문이겠지?
가게 정원에는 이렇게 다 먹고 나와서 차 한잔 즐길 수 있게 파라솔이 설치되어 있다. 처음에는 밖에서 먹을까 생각했는데 밖에서 식사는 불가능 하다. 그 이유는 불판이 못 들어오기 때문이다. 밑에 사진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가게에 들어가니 추억속의 풍금(오르간)이.. 나 어릴때만 해도 학교에 이게 있었는데..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있고..
훤히 들여다 보이는 주방. 바로 신뢰도가 상승한다.
메뉴판, 우리가 주문한 건 토종닭(58,000원)이다. 비싸 보이기도 하지만 이 가격이면 4명이서 먹고도 충분하기에 별로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종일 관광 후 맛있는 거 먹는다는 생각에 신난 영감들. 맛이 있어야 할텐데..
면도를 안해서 상태 안 좋은 쿄
물도 내가 좋아하는 메밀차가 나온다.
소주를 주문하니 전라도 소주 '잎새주'가 나온다. 드디어 맛보는 구나.. 아.. 난 운전해야지? 결국 나빼고 신나게 마실려다가 불쌍해서 한병만 먹고만 나머지 3명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개인 세팅이 차려진다. 제법 다양한 밑반찬들이 나오는데 한번 보도록 하자.
콩나물 무침, 간도 적당하고 좋았다.
오이 나물.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쌈장, 고추, 마늘. 쌈장 조차 맛있다.
묵은지가 아주 마음에 든다. 전라도는 어느 가게를 가도 김치가 참 맛있다 라는게 이번 여행에서 느낀 점이다. 젓갈 냄새가 강하게 들어오는 이런 김치류를 정말 좋아한다.
떡(절편)구이가 나온다. 함게 나오는 토종꿀에 살짝 찍어 먹으니 정말 좋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어릴때 자주 먹던 떡구이를 오랜만에 먹으니 추억도 새록새록 돋아난다.
무생채 하나도 대충 만들지 않았다.
상큼한 샐러드도 나오고..
고구마 줄기 김치도 나온다. 고구마 줄기 특유의 식감과 김치 양념이 어우러져 평소 느끼지 못하던 색다른 맛에 젓가락이 계속 간다.
아주 시원한 동치미도 한 그릇 떠서 입가심을 하며 먹는다.
또 다른 샐러드
드디어 기다리던 닭 육회가 나왔다. 닭도 육회를 먹는다는 사실은 7~8년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인데 먹어본 적은 없다. 연고지인 부산에서도 하는 가게가 있는 걸로 아는데 집과 거리가 멀어서 선뜻 가보기가 힘들었는데 더 먼곳인 전라도 까지 와서 먹게 되다니. 닭가슴살과 닭똥집(모래집) 부위를 참기름과 마늘로 조물조물 무쳐서 나왔다. 아무 양념도 하지 않은 걸 먹어보고 싶었지만 이미 양념이 되어 나와서 조금은 아쉬웠다.
그럼 닭가슴살 육회 맛을 먼저 보도록 하자. 토종닭은 사람들이 조금 질기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데 정말 너무 부드러운 식감이다. 아마 바로 잡아서 나오는 건 아닌거 같다. 미리 숙성을 조금 시켜둔 결과이지 않을까? 참기름과 마늘로 인해 닭이 가진 고유의 향을 느끼기에는 힘이 들긴 하는데 생각보다 냄새도 전혀 안나고 부드러운 식감의 끝에 쫄깃함이 살아있어 술 안주로 딱 좋다.
그 다음은 닭똥집(모래집) 육회를 맛을 본다. 내가 알고 있던 그 쫄깃하면서, 꼬들, 아삭 거리는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다. 닭가슴살에 비해 약간 닭냄새가 나지만 신경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두 육회 재료가 식감이 너무 정반대라 비교하면서 먹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바로 닭볶음탕(닭도리탕)이 나온다. 매콤한 양념에 닭이 아주 잘 어울린다. 조금 아쉬운 점은 다른 요리에 살이 많이 가다 보니 정작 발라 먹을 살은 많지는 않다. 물론 뼈 붙은 고기를 발라 먹는게 남들만큼 능숙하지 못한 내 탓도 있을 것이다.
아까 맛있어 보이던 묵은지 정말 맛있다.
빨갛게 양념이 잘 배어든 달고 가져와서 먹어보고..
그 다음 숯불구이를 위한 숯이 들어오는데 살짝 제껴보니 아무래도 비장탄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올라오는 숯불구이 닭의 자태. 역시 토종닭이다 보니 크기도 큼지막하고 육질이 아주 신선해 보인다. 껍질은 구우면 조금 흐물해 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비주얼 쇼크를 가져다 준 닭발. 일반 닭과 비교해서 커보이는 토종닭의 발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올려주다니.. 마치 목장갑 같기도 하고 은근히 귀엽기도 하다.
토종닭 숯불구이가 아주 맛있게 익어간다. 화력이 강한데다가 처음 구워보는 고기라 조금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름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데 사장님이 오셔서 조금 도와주셨다. 안 도와주셔도 충분했는데.. 사실 거의 다 굽고 나니 오셨다. 진짜로..
아.. 좋은 숯에 구워낸 토종닭 구이라니.. 그 은은한 숯향을 머금은 쫄깃한 닭이 정말 맛있다. 대한민국은 치킨(통닭)강국이라 할 정도로 온 국민이 닭고기에 미쳐있는데 본인은 사실 그렇게 썩 즐기지는 않는다. 물론 요즘은 권여사의 영향으로 조금 좋아하게 되긴 했지만..
늘 먹던 기름에 풍덩빠진 닭요리만 먹다가 이렇게 숯불에 구워낸 닭을 먹으니 정말 담백하고 좋다. 일반 육계에서 느낄 수 없는 식감과 깊은 육향은 완전 다른 식재료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거기에 은은한 숯향이라니! 껍질도 익고 나니 튀긴 것과는 또다른 바삭함이 아주 매력적이다. 일반 육계와 토종닭의 가장 큰 차이점은 껍질이 더 얇고 살의 질감은 육계가 부드럽다면 토종닭은 쫄깃하다. 실제로도 감칠맛을 내는 '올레인산' 이라는 성분이 일반 육계에 비해서 훨씬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감칠맛이 풍부하게 난다.
맛있는 묵은지에도 마늘과 함께 싸먹으니 좋다.
엄청난 비주얼을 자랑하는 닭발이 다 익었다. 얘는 어째 익어가면서 점점 징그러워 지냐? 징그러워도 어쩔 수 없이 내 입으로 들어갈 운명이지만.. 워낙 살이 없어서 먹을 건 별로 없지만 오독오독 씹어 먹으니 참 고소하다. 먹는 모습은 호러 스럽긴 하지만.. 맛은 좋다.
닭발 뜯어먹는 쿄
그러고 나니 백숙이 나왔다. 뭐 백숙이라는 음식 자체가 양념없이 고기나 뼈를 끓이는 음식이니 사전적 용어로는 맞는 말이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백숙과는 그 모습이 많이 다르다. 오리고기 전문점에 가면 나오는 오리탕 같은 느낌이랄까? 겉보기는 그냥 맑은 국물에 살이 조금 붙어있는 뼈들이 투박하게 들어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번 떠먹어 본다. 기름이 떠 있지만 아주 개운하고 진한 깊은 맛이 난다. 숟가락이 한번 더 들어간다. 또 한번 들어간다.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감칠맛이라고나 할까? 술 마신 다음날에 해장으로도 엄청 좋을 겉보기와는 다른 정말 마음에 드는 닭 백숙이다.
나오는 모든 음식이 너무 입에 맞아 이대로 가기가 아쉬워 후식 국수 두개를 시켜본다. 온국수 하나와 냉국수 하나를 시켰다.
온국수는 잘 알고 있는 잔치국수가 나온다. 우선 육수를 한 모금 머금어보니 멸치 육수를 아주 잘 뽑아냈다. 기본적으로 음식 자체를 잘 하는 집이다. 면도 적당히 잘 삶겨있다.
냉국수, 잔치국수 차가운게 나올 줄 알았는데 아주 먹음직 스러운 열무국수가 나왔다. 열무김치 자체가 아주 잘 익어서 맛이 좋다. 면과 함께 열무김치 하나를 집어 입안에 넣으니 살얼음 때문에 온 몸이 시원해진다. 백숙으로 데워진 몸을 식혀주는 효과라고나 할까?
다 먹고 밖으로 나오니 이런 버스 정류장이 자리를 잡고 있다. 얼마나 외진 곳에 있는 지 짐작 하시리라 믿는다.
"마무리"
계산을 하면서 사장님게 조심스럽게 토종닭을 직접 키우시냐고 여쭤보니 그렇다고 하신다. 하지만 가계 주변에 양계장이 안 보이는 걸로 보아 다른 곳에서 키워서 가져와서 파시는 듯 하다. 키우기 힘든 토종닭을 직접 키우시는 것도 대단한데 이렇게 알찬 구성으로 음식점 까지 하시는 게 참 부지런하고 대단해 보인다. 보통 사람은 못할 일이다.
그렇게도 먹어보고 싶었던 닭 육회를 전라도 까지 가서야 맛을 볼 수 있었다. 먹어보고 싶었던 메뉴이기도 한 데다가 정말 내가 원했던 말 그대로 지역 주민들의 맛집이었다. 밑반찬 하나부터 메인요리까지 하나도 손이 가지 않는 음식이 없을 정도로 정성이 가득한 밥상이었다. 새로운 경험과 맛을 알게해준 '복코양'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나의 고집에 잘 따라와준 '으라차찻' 멤버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보낸다. 이렇게 또 내 미각의 경험은 한층 상승할 수 있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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