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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맛집 :: 순수국밥 & 보쌈 - 할매국밥, 보쌈정식 [인동/인의동 맛집]구미맛집/인의동 2015. 1. 20. 07:00SMALL
상호 : 순수국밥 & 보쌈
전화 : 정보없음
주소 : 정보없음(구. 인의동 동래밀면)
"동래밀면 자리에 새로생긴 국밥집"
부산 사람이기 때문이라 보다는 면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밀면도 즐겨먹는 편이다. 부산에 살때는 워낙 잘하는 곳이 많다보니 별 걱정없이 밀면을 먹을 수 있었는데 구미는 그렇지 못하다. 겨우 찾아놓은 몇 군데 중 하나가 이전에 소개했던 '동래밀면(http://sukzintro.net/467)' 이다.
부산의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제법 맛을 잘 재현해서 여름이면 자주 찾던 곳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얼마전부터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설마했는데 역시나 동래밀면이 없어지고 새롭게 국밥집이 자리를 잡았다. 어느 저녁, 집에서 회를 떠먹어 보겠다고 설치다가 넙치(광어)를 걸레로 만들어 버리고(따로 포스팅을 하겠다) 한없이 다가오는 배고픔을 못 이기고 찾아가 보았다.
집에서 걸어서 3분 정도면 닿는 거리라 접근성 하나는 최고다. 물론 나한테만 해당되는 얘기겠지만.. 개업한지 얼마 안돼서 화환이 제법 많이 서있다.
가게 내부의 모습. 당연히 새로 문을 열어서 아주 깔끔하다. 우리 말고도 제법 몇 팀 손님이 있었는데 거의 주인과 아는 사이인 듯 하다. 하긴, 밤 11시에 찾아갔으니..
내 회 뜨는 걸 구경하다가 도와줬지만 결국 살리지 못하고 함께 국밥을 먹으러 온 종길동 영감. 돼지국밥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다.
메뉴판. 우리는 할매국밥(5,000원)과 순수보쌈정식(9,000원)을 주문했다. 특이한건 보쌈 정식에 돼지국밥 국물이 아닌 된장찌개가 나온다. 이런 돼지국밥집은 정말 처음이다.
양념이 무겁지 않고 가볍지만 그렇게 시원한 느낌은 들지 않았던 섞박지. 하지만 무 자체가 아직 맛있어서 그런지 한 그릇 오롯이 다 비워냈다.
엄청 매웠던 청양 고추와 양파
깻잎 장아찌
그리고 무생채, 왜 무로 만든 반찬이 두개나 나오는지... 가격 때문인가? 차라리 배추김치를 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 역시 약간 밍밍하게 양념해서 전체적으로 심심했다.
돼지고기와 찰떡궁합인 새우젓이 나오는데 정말 새우 알에 너무 작더라. 조금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리고 쌈장
테이블 한쪽 구석에는 이렇게 양념통이 있다. 가끔 비 위생적인 곳이 많은데 이곳은 새 가게라 그런지 아주 깔끔하다. 소금, 후추, 들깨가루 그리고 돼지국밥 양념(다대기)으로 구성되어 있다.
밥 상태가 썩 좋다고 할 순 없지만 흑미밥이다. 따로국밥을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밥이 따로 나오는 건 조금 이상하다. 보통 국밥집에서는 마른 찬밥을 토렴해서 밥에 국물이 잘 배이게 해서 먹는게 별미다. 물론 나는 따로국밥을 선호하는데 여긴 모든 메뉴가 따로 나오나 보다.
할매국밥이 나왔다. 들깨가루가 처음부터 많이 뿌려져서 나온다. 이럴거면 테이블 옆에 들깨가루는 왜 있는 것일까?
내용물이 많이 실하진 않지만 제법 건더기가 들었다. 메뉴판에 있는 설명은 머리고기가 듬뿍 들어간.. 이라고 설명 되어 있는데 그정도는 아니다. 듬뿍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나름인가? 머리고기 뿐만 아니라 내장도 조금 들어가있다. 들깨가루가 돼지 냄새를 나름 잡고 있지만 돼지국밥 특유의 돼지냄새는 역시나 올라온다. 하지만 많이 거슬리거나 못 먹을 정도는 아니다. 아쉬운건 국물이 조금 더 진했으면 어땠을까?
옆의 양념장을 꺼내서 섞기전에 따로 맛을 조금봤다. 응? 왜 양념장에 라면 스프 냄새가..? 안성탕면의 스프냄새가 난다. 그래도 한번 타먹어 보자고 했더니 영감이 하도 손사래를 쳐서 진짜 극 소량만 넣었는데 딱히 국물맛이 많이 바뀌진 않았다.
그리고는 보쌈 정식에 딸려 나오는 백김치와 무김치가 나왔다. 사실 백김치는 거의 무미에 가까운 백김치라기 보다는 절임배추에 가까웠다. 일반적인 보쌈을 취급하는 집에는 주로 무말랭이를 이용한 도우미가 제공되는데 이 집은 무김치가 나왔다. 살짝 말린거 같기도 하고.. 식해가 나올거라고는 기대도 안했기 때문에 이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거기다 무김치의 맛이 매콤하면서도 살짝 단맛이 돌아 은근히 땡기게 하는 맛이난다.
그리고는 수육이 11점 나왔다. 무게로 나오는 건지 숫자로 세어 나오는 건지는 알 수 없다. 사진으로 봐서도 알 수 있지만 고기 자체는 조금 말라있고 삶은 상태로 끝난게 아니로 추가적으로 약간의 조리가 되어있다.
그리고 따라 나오는 된장찌개는 그냥 파는 된장을 끓여나와 전혀 특별할 게 없다. 어디서든지 먹을 수 있는 그런 된장맛이다.
이렇게 나름 푸짐한 한상이 차려졌다.
새우젓만 살짝 올려서 고기를 먹어보고.. 이렇게 보면 새우가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다.
무김치랑도 먹어본다. 수육은 예상했던 그대로 퍼석하다. 겉부분을 보니 수육을 삶은 후에 간장을 이용해서 다시 구워낸? 조려낸? 그런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니면 아예 간장에 삶았거나. 그래서 그런지 족발의 그 풍미도 약간 있다. 정말 좋은 고기를 사용한다면 그냥 삶아내는 것만으로 충분히 훌륭한 요리가 될텐데.. 이건 이 집의 스타일이라고 봐주기에는 계속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마무리"
집 바로 앞에 국밥집이 생겨서 밥하기 싫을때 가끔 가서 먹기 좋긴한데 사실 아쉬운 부분이 많은 집이다. 늘 하는 얘기지만 입맛은 워낙에 주관적이다 보니 이렇게 내 스타일이 아닌 집은 글을 쓰기가 조금 조심스럽다. 개선해야 될 부분을 조금씩 바꿔나가며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집이다. 맛이 없지는 않은데 딱히 이 집만의 특징도 안보이고 전체적으로 어중간한 느낌이다. 체인점이다 보니 더욱 그럴수 밖에 없겠지만.. 하지만 저렴한 가격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나가다 허기질때 한번쯤 들러 국밥 한그릇 하고 가시길..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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