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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서 고등어 초절임 만들기 :: 고등어 회 손질, 시메사바 레시피
    미식일기/요리하기 2015. 3.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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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어 초절임(시메사바) 집에서 만들기"

    정말 좋아하는 안주 하나를 꼽아 보라면 별 고민도 없이 얘기할 하나가 있다. 당연히 생선회다. 그 중에서도 고르라면 제법 고민을 하겠지만 언제나 생각나는 건 역시나 고등어 초절임(시메사바)이다. 활어 상태의 고등어를 바로 먹는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숙성이 되기 때문에 등푸른 생선 특유의 비릿함이 나지 안 난다는 건 거짓일 수도 있겠지만 그 붉은 살과 여러 재료가 만나서 내는 그 깊은 맛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을 한다. 


    그 맛에 반해 고등어 초절임을 내 놓는 가게들을 참 많이도 찾아 다녔더랬다. 그 중에서도 집 가깝고 언제나 맛있는 고등어를 내주는 '어부의 잔치'와 ''이라는 곳은 최고의 고등어 초절임을 맛볼 수 있는 현실적인(?) 가게다. 하지만 현재는 부산에 살지 않고 타지에 살다보니 언제든 먹고 싶을때 먹을 수 없다. 최근에 회 뜨는 걸 연습하다 보니 직접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근거없는 자신감만 가지고 있던 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마트에 갔는데 제법 크고 선도 좋은 고등어가 눈에 띄는게 아닌가? 그날 잡은 것만큼은 안 되겠지만 선도만 좋다면 하루 지난 고등어도 상관없다고 한다. 큰 놈들이 총 6마리가 있었는데 그 중에 제일 선도가 좋아보이는 녀석으로 한마리 골라왔다. 


    초절임을 만들기 위한 준비물은 고등어, 소금, 식초, 설탕, 양파, 파, 다시마, 청주 정도다. 



    ▲ 고등어 대가리 해체


    지느러미 뒤쪽에 칼을 넣어 단칼에 머리를 잘라준다. 중간에 척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힘을 많이 줘야한다. 



    고등어가 제법 크기 때문에 3장 뜨기(삼마이 오로시)를 한다. 머리를 자르고 내장있는 부분을 깨끗이 씻어준 후 물기를 제거하자. 그리고는 배쪽에서 척추까지 칼을 넣어 꼬리쪽으로 잘라준다. 




    고등어를 되집어 등쪽도 척추까지 칼을 넣어서 뼈를 느끼며 머리쪽까지 잘라준다. 



    꼬리 쪽에 칼집을 넣어주고 척추를 타고 살을 분리해 낸다. 


    ▲ 한장 완성


    이렇게 1장이 완성 되면서 고등어 살 한 쪽이 분리가 되었다.




    나머지 한쪽도 같은 방법으로 진행한다. 이번엔 등쪽부터 칼을 넣어주자.



    다시 뒤집어서 배쪽으로 칼을 넣어주고..



    척추와 분리하면



    나름 깔끔하게 3장 완성. 하다보니 계속 실력이 는다. 



    권여사가 요리하는 뒷모습이 멋지다며 찍어준 사진 한장. 얼굴 안 나오니 멋진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채반에 소금을 깔아주자.




    그리고는 손질한 고등어를 올려준다. 



    그 위에 다시 소금을 소복히 덮어준다. 



    그리고는 기다림의 시간이 온다. 이 부분은 고등어를 짜게 한다기 보다는 고등어 내부의 수분을 빼주기 위한 작업이다.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소금이 고등어의 수분을 빼내면서 살이 꾸덕해 지면서 탄력이 생기게 된다. 딱히 정해진 시간은 없고 취향껏, 그리고 고등어 크기에 따라 시간을 달리한다. 30~2시간 까지 개인의 취향에 맞춰서 하자. 이번에는 한 덩어리는 1시간, 나머지는 1시간 반을 절이기로 했다. 



    그동안 식초물을 준비한다. 아무래도 하루 지난 고등어기 때문에 약간 비리지 않을까 생각되서 사과 식초를 준비했다. 요리에 정답은 없다 그때마다 상황에 맞게, 그리고 본인 취향에 맞게 요리법을 가져가면 된다. 본인은 사과식초에 청주를 넣고 설탕을 조금 풀어줬다. 그리고 레몬, 양파, 파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넣고 다시마 하나로 마무리. 처음 시도이기 때문에 앞으로 레시피를 조금 다양하게 해볼 생각이다. 


    ▲ 소금에 절인지 1시간이 지난 고등어


    이것저것 준비하고 정리하고 하다보니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났다. 흐르는 물에 소금을 제거하고 키친타올을 이용해 물기를 제거한다. 


    ▲ 꾸덕해진 고등어


    처음 손질했을 때보다 확실히 질감이 많이 달라졌다. 부드러웠던 살은 제법 딱딱해지고 탄력이 생겼다. 


    ▲ 식초물에 담긴 고등어


    소금을 씻어내고 물기를 제거한 고등어는 준비한 식초 물에 푹 담궈준다. 여기서 주의 할점은 고등어가 완전히 담겨야 한다는 거다. 이 상태로 30분 ~ 1시간 정도 담궈 놓는다. 


    ▲ 식초에 빠졌다 나온 고등어


    역시나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고등어가 나왔다. 표면은 늘 먹어왔던 그 모양 그대로 살짝 익어있다. 식초의 산 성분 때문에 화상을 입은 듯하게 겉면이 익는다. 역시나 키친 타올을 이용해서 겉의 식초를 깨끗이 닦아주자. 


    ▲ 손질 완료된 고등어


    처음에 손질할때 갈빗대를 제거 안하는게 조금 이상했을 거다. 그 이유는 약한 뱃살 부분이 식초에 녹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젠 초절임 작업이 끝났으므로 칼을 이용해 갈빗대를 제거해준다. 약한 뱃살을 최대한 살리는게 포인트다. 정말 어려운 작업이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잘 잘라졌다. 


    그리고 화살표에 보이는 라인을 따라 만져보면 척추에서 나온 뼈가 박혀있다. 조리용 쪽집게(호네누키)를 이용해서 정성껏 뽑아준다. 역시나 포인트는 살에 상처가 나지 않게 최대한 뼈만 골라 뽑는 것이다.


    ▲ 껍질이 벗겨지는 고등어


    자, 이제 마지막으로 껍질만 벗기면 된다. 고등어를 뒤집어 끝부분을 손으로 살살 긁으면 껍질이 일어나는데 손으로 벗기면 된다. 너무 세게 당기면 살이 묻어 나올 수 있기에 최대한 조심히 살살 벗겨준다.


    ▲ 완성된 고등어 초절임


    고등어 선도가 좋지 않으면 껍질이 깔끔하게 벗겨지지 않는다는데 은빛 하나 손상 없이 잘 벗겨졌다. 하루가 지났지만 선도가 나쁘지 않다는 뜻이다. 이제 나름 제법 생선 볼 줄도 아는 것 같아 괜히 우쭐해진다.



    그리고는 취향에 맞게 썰어준다.


    ▲ 종길동 영감


    역시나 새로운 회 시식은 이분이 와주셔야 한다. 나만큰 고등어 초절임 좋아하시는 종길동 영감. 평소와 다르게 이 날은 의심이 굉장히 심하다. 내가 만든 고등어 초절임을 전혀 믿지 못하고 있다. 혹시 배탈이 나는 건 아닌지..라며 쉽게 먹지 못했다. 


    ▲ 고등어 초절임 회


    3가지 방법으로 고등어를 썰어냈다. 생 고추냉이와 평소에 잘 내지 않는 생강다짐과 무순도 곁들였다. 아무래도 하루가 지난 고등어라 나도 조금 두렵다. 


    ▲ 고등어 단면


    아.. 얼마나 이 단면을 기다렸던가. 제법 색도 이쁘고 첫 시도 치고는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고추냉이와 생강 다짐을 칼집 사이에 넣어서도 먹어보고..



    토치로 겉만 살짝 익혀서(아부리, 야키시모츠쿠리)도 먹어본다. 


    ▲ 연어회


    그리고 남아있던 연어회도 마저 썰어서 다 먹는다. 


    "마무리"

    처음 만들어 본 고등어 초절임 치고는 굉장히 성공적 이었다. 고등어 선도는 하루가 지났기 때문에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기대에 완전히 부응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평소 즐겨먹던 가게의 것들 보다는 조금 비린맛이 났다. 그래도 의심하던 종길동 영감과 권여사도 나쁘지 않다며 잘 먹었다. 


    이제 풀어야 할 숙제는 소금의 절임 시간과 식초물의 재료 비율 및 담궈두는 최적의 시간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할 때마다 고등어 상태 및 크기, 그리고 날씨도 달라지기 때문에 쉬운일은 아닐거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만의 고등어 초절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 


    나처럼 고등어 초절임을 정말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마트 고등어가 조금은 아쉽긴 하지만 이렇게 직접 만들어 드시는 건 어떨까?


    http://sukzintro.net


    - 끝 -





    그리고 번외편



    ▲ 술 마시다 말고 운동하는 종길동 영감


    ▲ 삼촌 와서 신났던 딸랑구


    ▲ 아빠가 과자 안줘서 삐져서 입 나온 딸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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