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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맛집 :: 서면 월(月, 간토) - 오마카세, 모듬회, 꼬치구이, 나가사키 짬뽕 [서면/1번가 맛집] :: 사케 다이닝부산맛집/진구 2015. 6. 4. 07:00SMALL
상호 : 月 SAKE & DINING
전화 : 010-3655-9195, 010-8689-9144
주소 : 부산시 부산진구 서면로 48 현경빌딩 지하 1층
"다시 찾은 부산의 사케 전문점, 서면 월(月, 간토)"부산에서 사케를 접하기 가장 좋은 곳이라 생각되는 서면의 월. 지난 방문 후 앞으로 부산에 가면 자주 갈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갔다 온 이후로 그 맛이 잊혀지지 않아 자꾸 또 가고 싶은 생각만 하고 있는데 권줌마가 왜 자기는 안 데리고 가주냐고 면박을 준다. 나도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기회가 언제 올지 몰라 초조해 지기만 하는데..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권줌마의 시험 덕분에 다시 부산을 방문하게 되었다. 지난 방문때 여기 형님들이 집사람과 딸랑구를 데리고 한번 오라고 하셔서 함께 저녁을 먹기위해 야로뽕과 딸랑구를 데리고 갔다. 술집이라 약간 걱정이 되긴 했지만 딸랑구가 나름 얌전하기 때문에..▲ 月 SAKE & DINING
위치는 서면 롯데리아 옆, 시너스 맞은 편 쯤..
▲ 개업 이벤트
개업 이벤트로 사케도 할인, 생맥주도 할인 중이다.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와 삿뽀로 맥주를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마실 수 있다.
▲ 딸랑구
엄마가 곧 도착한다는 사실에 한없이 신난 딸랑구. 혼신의 힘을 다해 놀아줬지만 역시나 엄마가 그리운가 보다.
▲ 야로뽕
하루 동안 내내 딸랑구와 놀아준다고 정말 고생한 야로뽕 녀석. 맨날 헐뜯고 욕하는 녀석이지만 밉지는 않다. 그러고 보니 이 가게 첫 방문도 이 녀석과 함께 였다.
▲ 코 고동
아직 영업시간이 안됐는데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형님들이 코 고동이라며 내어 주신다. 내가 알고 있던 코 고동과 조금 다르게 생겼지만.. 배 고프다고 징징대던 딸랑구 한테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나 보다. 맛있다며 계속 까달라고 한다. 이때쯤 권줌마가 도착. 맨날 보는데도 어찌나 반갑던지.
▲ 개인 접시
요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내 자리 앞을 찍어본다. 역시나 카운터(다찌)에 자리를 잡고 주방장 알아서(오마카세 : 3人, 120,000원)를 주문한다.
▲ 月
주방에서 빛나고 있는 멋진 마크. 이 앞에서 세운, 상남 두 형님이 요리를 하신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을 내어 주시길..
▲ 샐러드
사과와 당근으로 만든 드레싱이 올라간 샐러드. 권줌마가 맛있다고 연신 젓가락질을 해댄다. 한 입 먹어보니 저번과 약간 다르다. 그래서 주방에 대고 얘기를 한다.
나 : 형님, 드레싱이 조금 달라진거 같은데요?
상남 : 아오, 저놈의 조디(입)는..
세운 : 나머지는 그대로고 드레싱 오일만 바꿨다.
야로가 옆에서 그게 느껴지냐며 신기하다고 쳐다본다. 물론 이 글에는 '기승전 지자랑' 이라는 야로의 댓글이 달리겠지? 이러다 버릇 되면 안되는데..
▲ 참치 내장젓갈 광어 무침(마구로 슈토 히라메 아에)
전채요리로 참치, 광어를 참치 내장젓갈(슈토)로 무친게 나왔다. 지난 번 전채요리와는 완전 분위기가 다르다. 젓갈이라면 환장을 하다보니 이런건 언제나 환영이다. 거기다 그 비싼 참치내장 젓갈(주도, 슈토)이라니? 전에 가던 어느 단골집에서 주문을 하면 내줬는데 진짜 손가락 만큼 내주면서 5,000원을 받았다. 하지만 맛있어서 갈때마다 시켜 먹었었다. 어쨋든 젓갈의 깊은 맛과 참치 등살, 광어의 식감이 참 재밌게 어우러진다.
▲ 시노미네 히이레 겐슈
그리고는 추천을 받아 사케 도쿠리를 하나 주문해 본다. 기키자케시(사케 소믈리에)인 세운이 형님이니 믿고 마시는 거다. 같이 마시는 권줌마를 위한 추천이라고 하는데.. 산뜻한 향과 함께 입안에 머금고 있으니 아주 오밀조밀한 탄산의 느낌이 난다. 아주 가벼운 청량감이랄까? 팝핑캔디를 아주 잘게 갈아서 먹으면 이런 느낌이 날려나?
▲ 시노미네 히이레 겐슈
도쿠리가 아니고 병은 이런 모양이다.
▲ 스지
때 마침 스지가 삶아졌다고 조금 내어주셨다. 얼마나 오래 정성을 들였는지 한없이 부드럽다. 대연동의 오뎅 전문점 '미소오뎅'의 스지는 쫄깃함으로 먹는다면 이 녀석은 부드러움으로 먹는다. 정말 씹을것도 없이 입안에서 사라지지만 그 풍미는 오랜 여운을 남긴다.
▲ 회 간장
가게에서 직접 달인 회 간장이 자리마다 깔리는 걸 보니 이제 기다리던 회가 나오려나 보다.
▲ 모듬회
주방장 알아서(오마카세)의 첫번째 주 요리인 모듬회가 나왔다. 이번에도 역시나 제주도에서 공수하는 등푸른 생선들을 맛볼 기회는 없었지만 저번과는 다른 구성이 또 입맛을 돋운다.
▲ 야채 절임(쯔게모노)
▲ 광어(히라메)
역시나 시작은 광어다. 다시마에 절인(곤부지메) 광어라 일반 광어보다는 확실히 쫀득하고 맛도 풍부하다. 집에서도 가끔 해 먹는데 밖에서 먹어도 역시나 반갑다.
▲ 해삼 내장젓갈(고노와다)
▲ 광어 + 고노와다
음.. 고노와다를 너무 많이 올렸나..? 고노와다 자체가 맛있어 부담스럽진 않다.
▲ 농어(스즈키)
올해 첫 농어를 여기서 맛본다. 정말 좋아하는 생선이다. 여름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흰살 생선 중에서도 특히나 단맛이 강한 생선이다. 결 사이 사이로 느껴지는 식감도 재밌는 녀석.
▲ 참돔 껍질숙회(마다이)
언제 먹어도 맛있는 껍닥도미. 저번에는 불질이 너무 많이 되서 약간 거슬렸는데 이번에는 딱 좋은 정도였다. 뱃살 쪽이라 기름진게 아주 입에 딱 맞다.
▲ 농어 + 고노와다
▲ 소주(시원 블루)
사케 도쿠리를 다 마시고 나니 비싼 술값이 걱정 되어 소주로 전향한다. 역시 술은 소주지를 겉으론 외치지만 조금만 더 여유가 있다면 다른 사케도 마셔보고 싶은 속내를 다 감출 순 없다.
▲ 연어(사케)
언제나 가슴 설레게 하는 저 붉은 살. 연어는 겉보기와는 달리 흰살생선에 속한다고 하는데 그 풍부한 지방과 풍미는 붉은살 생선 못지 않다. 이 날 연어가 얼마나 맛있던지.. 7kg 가 넘는 대물을 잡았다고 하신다.
▲ 가리비(호다테가이)
가리비 관자가 불을 만나서 나왔다. 가리비는 관자만으로도 참 맛있지만 통으로 살짝 쪄서 내장과 더불어 한번에 먹는 게 역시 최고.
▲ 한라산 초피 장아찌
어렵게 구한 한라산 초피로 장아찌를 담으셨다고 조금 내어주셨다. 그 산뜻한 형이 얼마나 좋은지 잠시나마 회는 뒷전이 되고 이 녀석이 메인이 됐다.
▲ 참치 등살(아카미)
대뱃살 만큼 지방의 풍미가 넘치는 녀석은 아니지만 담백하면서 산뜻한 산미가 재밌는 녀석. 참치는 뱃살도 좋지만 등살도 참 맛있다.
▲ 참치 배꼽살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입안에 넣으면 절로 눈이 감기는 그 맛. 돌아서면 생각나는 그런 맛.
▲ 육 사시미
한우 채끝살을 잘 숙성해서 내어 주셨다. 주로 육사시미는 엉덩이 쪽 부위인 우둔살을 많이 사용하는데 채끝살도 선호하는 편이다. 구워도 맛있지만 생으로도 참 맛있는 소고기.
▲ 참치 대뱃살(오토로)
제법 두툼하게 썰어져 그 풍미를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한점. 이것만 먹으면 금방 질리지만 이렇게 한점씩 먹으면 어찌 이리도 맛있는지..
▲ 삼겹살 초회
예전 대연동에서 가게를 하던 시절 메뉴에는 없지만 내가 오면 가끔 만들어 주셨던 그 메뉴다. 데쳐낸 삼겹살과 숙주, 오이와 폰즈 소스가 아주 잘 어울린다. 차갑게 나와서 더 좋다. 너무 맛있어서 집에와서 똑같이 만들어 먹었다.
▲ 간장 새우
담아 놓은 간장새우를 조금 내어 주신다. 새우의 수염이 길게 살아 있는게 대하로 생각되어 들고 자세히 보니 흰다리 새우다. 평소에 먹던 흰다리 새우 크기가 아니고 엄청 실하고 수염이 살아 있는게 신선하다. 우선 간장을 퍼먹어 보니 마늘 향이 잘 배였으면서 적당한 단맛이 아주 좋다. 머리부터 끊어내고 입에 넣어 새우 내장을 쪽쪽 빨아 먹으니 앞에서 보고 계시던 두 형님이 진짜 잘 먹는다며 웃으신다.
▲ 삿뽀로 생맥주
아주 가볍지만 그래도 존재감은 확실한 삿뽀로 생맥주. 확실히 산토리 보다는 가볍고 부드러운 맥주. 권줌마가 맛있다며 연거푸 마셔댄다. 이 날 혼자 4잔인가 마셨다는..
▲ 꼬치 요리
참숯에 구워 나오는 꼬치가 나왔다. 하나 하나 정성이 들어있지 않은 게 없다. 닭똥집, 닭, 항정상, 채끝살. 특히나 채끝살 꼬치 양념과 굽기 정도가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 꼬치 소스
수제 데미글라스와 레몬소스. 소스 하나 하나 다 직접 만드시는 정성이 대단하다. 특히나 수제 데미글라스는 고기 맛을 해치지 않고 잘 살려준다.
▲ 간장 새우
▲ 갈치알 젓갈
약 4개월 전 갈치알로 담아두셨다는 젓갈을 조금 꺼내주신다. 먹다가 사진을 찍어서 두 점 밖에 안남았다. 무슨 생선 알인지 아무리 맞춰보려 노력해도 맞출 수가 없었다. 왜냐면 갈치알을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맞출 수 있으려나? 짭쪼름한게 얼마남지 않은 소주 안주로 부족함이 없다.
▲ 천사의 유혹
어쩌다 술 얘기가 나와서 한국 소주(전통 소주)와 일본의 사케, 그리고 소주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다. 일본의 소주를 마셔본 적이 없다 하니 귀한 술이라며 형님이 한 병 꺼내 오신다. 바로 고구마 소주인 '천사의 유혹' 이다.
▲ 천사의 유혹
온 더 락(On the Rocks)을 해서 마신다. 40도라는 강한 도수 때문이다. 고구마 향이 치고 올라오면서 마치 위스키나, 브랜디를 마시는 그런 느낌이다. 단맛이 생각보다 강해서 그런지 도수에 비해 제법 부드럽게 넘어간다.
▲ 죽순 튀김
죽순을 오징어링 모양으로 손질해서 튀겨냈다. 죽순을 튀겨서 먹는건 처음인데 간도 적당하고 식감이며 전체적으로 마음에 든다.
▲ 튀김장(덴다시)
역시나 직접 만드시는 튀김장. 짜지 않아 듬뿍 찍어 먹어도 맛있다. 특이하게 계피향을 살짝 첨가하셔서 느끼한 튀김을 먹는데 산뜻한 마무리를 할 수 있다.
▲ 베이컨 토마토 말이
권줌마가 정말 맛있게 먹은 베이컨 토마토 말이. 치즈가 들었지만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다. 무엇보다 방울 토마토 자체도 아주 좋은걸 써서 다른 곳에서 먹던 것과는 아주 다르다.
▲ 나가사키 짬뽕
드이어 마지막 요리인 탕이 나왔다. 진한 사골 육수를 이용한 묵직한 국물과 함께 풍부한 재료가 잘 어우러진 나가사키 짬뽕. 부산에서 제대로 된 나가사키 짬뽕을 먹을 수 있는 곳은 해운대의 '현' 과 이곳 밖에 없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쯤에서 지친 딸랑구는 잠이 들고..
▲ 나가사키 짬뽕
아.. 정말 맛있다. 사골 베이스의 묵직한 국물은 여태 마신 술이 깨는 느낌까지 들게 한다. 어찌보면 무거워 텁텁할 수 있는 고기 육수에 해물의 개운한 맛이 섞여 너무나 밸런스가 잘 맞다. 안에 들어있는 면을 건져먹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업장에서 쓰는 용어인 '백탕' 이라는 나가사키 짬뽕 국물 제품을 사용한게 아니라 직접 끓여낸 육수다 보니 괜히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걸까? 그저 숟가락이 계속 국물을 퍼먹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이러면 살찌는데.. 라고 잠시 후회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릇째로 들고 마시는 나를 발견하고는 피식 웃는다.
▲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므로 입가심을 위해 맥주 한잔을 또 주문한다.
▲ 반건조 육포
맥주를 주문하니 안주하라며 명품 반건조 육포를 살짝 구워 주신다. 평소에 먹던 육포가 아니 고기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육포. 반건조 오징어 같은 느낌. 고기의 풍미는 조미된 다른 양념에 조금 묻혔지만 나름의 맛이 있다. 중독성 있는 맛이라 계속 손이 간다. 맥주 안주로는 둘도 없는 녀석.
▲ 과일
디저트 까지 챙겨주신다. 청포도, 토마토, 스위티. 과일 하나도 맛있는 정말 괜찮은 가게.
"마무리"
괜히 권줌마랑 딸랑구 까지 데리고 가서 너무 많은 걸 얻어 먹고 온게 아닌지..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날 손님이 별로 없어(연휴 일요일 이다 보니) 형님들이 우리한테 신경을 많이 써주실 수 있었다. 이렇게 오랜시간 마주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게 너무나 편안한 사람들이다. 장사 때문에 술 한잔 못 나누는게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몇년 전의 나부터 기억해주고 나의 관심사를 이해해주는, 더 발전 시켜주는 분들이라 고맙기만 하다.
이 날은 지난 번에 먹은 것과 구성이 조금 달라졌다. 이게 바로 주방장 알아서(오마카세)의 묘미다. 그 날 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구성들. 지난번 처럼 한점 한점 먹을때마다 기쁨을 느끼는 아주 기분 좋았던 저녁이었다. 무엇보다 함께 간 사람들이 너무 맛있게 먹어주니 내가 요리한 것도 아닌데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저녁 한끼로는 제법 많은 지출을 했지만 마음은 가볍다. 다음에 갔을 때는 꼭 등푸른 생선을 먹을 수 있기를..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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