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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미맛집 :: 엄지식당 - 돼지 수육, 해물 파전 [공단동 맛집]
    구미맛집/공단동 2014. 7. 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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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 : 엄지식당

    전화 : 054-461-3024


    "집 밥 같은 푸근한 맛집"

    이번에 찾아간 곳은 공단동의 '엄지식당'. 다른 사람의 블로그를 통해 꼭 가봐야지 하고 기억하고 있던 집인데 회사 동기가 또 추천을 해주더라. 특별히 날을 잡아서 찾아간 건 아니고 요즘 바쁜 과제를 맡고 있는 '송놀자'녀석이 맨날 늦게 마치다가 이 날 일찍 마칠 수 있을거 같다고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한다. 고기 또라이인 녀석이라 또 고기를 먹어야 되나.. 고민을 하다가 수육이라면 나도 좋아하니까 이 집이 떠올랐다. 이런 집이 있는데 여기 가보면 어떻겠냐고 하니 흔쾌히 콜을 하더라. '종길동' 영감한테 연락을 넣어두고 우리 둘이 먼저 출발. 알아보니 수육은 미치 전화로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다고 해서 가기 한 시간 전에 3인분을 예약했다. 



    간판, 이 동네는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 가게를 찾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메뉴는 전혀 일관성 없다.



    자리잡고 앉은 '송놀자'. 바로 앞에 이런 평상이 하나 있는데 때마침 가게에 손님이 만석이라 여기에 앉을 수 있었다. 이 날 덥지도 않고 비도 조금씩 오는게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앉으니 바로 나오는 감자볶음, 양파, 어묵볶음, 깍두기. 밑반찬들이 하나 같이 맛이 좋다. 간단한 음식들이지만 대충 만든건 없다. 음식의 내공이 느껴지고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가 커지기 시작한다. 



    오이가 하도 좋아보여서 한컷 찍어보고..



    이 쌈장도 직접 만드시는 듯. 



    계란말이가 나왔는데 간이 약간 강하긴 하지만 정말 맛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게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수육 도우미들 등장. 생마늘, 매운고추, 새우 젓갈. 송놀자는 이 집 다 마음에 드는데 이 새우 젓갈이 조금 마음에 안 든다고 한다. 먹어보니 약간 냄새가 받치는 듯도 하다.



    상추. 왠만한 제철 채소는 직접 키워서 내주신다는데 이 날은 상추를 사오셨다고 한다. 상추가 조금 두껍고 질겼다. 뭐 원래 쌈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라 별 상관은 없지만 말이야.



    맛있었던 배추 김치. 고기 싸먹으니 좋더라.



    송놀자가 따로 주문한 초간장. 부산의 돼지국밥들 가면 수육 찍어먹으라고 초간장을 내어주는 곳이 많다. 좀 제대로된 수육을 먹을 수 있는 곳에 가면 이 녀석은 꼭 초간장을 달라고 하더라. 고집 하나는 알아줘야 하는 놈이다. 





    드디어 기다리던 수육이 나왔다. 종길동 영감이 이때까지 오지 않아 일단 2인분만 먼저 내어 주셨다. 2인분인데 양이 엄청 많다.  부위는 주로 전지(후지?) 쪽이다. 껍질이 있는 고기를 삶아서 약간 족발 같은 느낌도 난다. 껍질의 쫄깃함을 수육에서도 느낄 수 있다. 수육 삶을때 물 자체에 간을 좀 많이 하신건지 고기에도 간이 잘 배여있다. 굳이 따로 장을 찍어먹지 않아도 될 정도다. 


    수육은 정말 잘 삶아져 나와 잡내도 없고 맛있다. 부드럽다기 보다는 쫄깃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뭐 이건 부위 자체의 특성도 한 몫을 했겠지만 씹는 맛도 있는 데다가 수육 특유의 담백함까지 느낄 수 있다. 종길동 영감이 우리 한접시 다 먹어갈때쯤 도착했다. 영감이 도착하니 그제서야 남아있던 수육 1인분을 식지 않은 상태로 내어주셨다. 한점 먹자마자 영감도 "와 이거 냄새도 없이 잘 삶았네" 라고 하더라. 


    여사장(으로 보이는)님과 얘기를 잠깐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수육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시더라. 수육은 몇 십년간 삶아 오셔서 정말 자신 있다고.. 이 정도면 자부심을 가져도 될만한 실력이다. 배도 고팠지만 너무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다 보니 결국 너무 과식을 해버려서 나중에는 숨쉬기가 힘들더라. 



    쌈도 한번 싸먹어 보고. 이제 이런거 혼자서 찍을 수 있다. 상태가 썩 좋지만은 않지만..



    이렇게 한 상이 나온다. 밑반찬은 수시로 리필을 해주신다. 




    한번 주문해본 해물 파전. 파랑 오징어가 엄청 들어있다. 반죽 자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메인 재료에 투자를 많이 한 파전이다. 속이 촉촉하게 잘 구워져 있다. 근래 먹어본 파전 중에는 최고라고 해도 손색없었다.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 혹시 떠먹을 국물 같은거 없으시냐고 물어봤더니 이렇게 된장찌개를 조금 끓여주셨다. 멸치 육수에 각종 채소와 소고기가 들어갔다. 멸치 육수 맛이 강해서 소고기의 고소함은 약하지만 맛있었다. 나는 배가 너무 불러 마지막에는 이 된장만 가지고 소주를 마셨다.


    "마무리"

    간단한 밑반찬에서 부터 모든 음식에서 정성이 느껴지는 데다가 맛도 있다. 어느 것 하나 대충 만든 흔적이 없고 여사장(으로 보이는)님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메뉴에 없는 것도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하면 먹을 수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 갔을때 가게 내부에 있던 분들은 '닭볶음탕' 같은 것도 드시고 계시더라. 


    얼마전 누가 사진을 찍어서 올린 이후에 약간 부담이 생기셨다고 한다. 그 블로거가 누군지 왠지 알것 같지만.. 근데 사장님, 이 정도면 전혀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충분히 맛있게 잘하고 계십니다. 지금 처럼만 계속해서 해주세요. 뭐 내가 쓴 글을 읽으실 일은 없으시겠지만..


    아.. 왜 구미에서 마음에 드는 집은 꼭 집에서 가깝지 않은 것인가?


    http://sukzintro.net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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