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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맛집 :: 정가네 초밥 - 정가네 코스 [인계동 맛집]
    전국맛집/경기도/서울 2014. 7.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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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 : 정가네 초밥

    전화 : 031-236-5522


    "첫 수원 원정"

    아, 수원은 참 나랑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도시다. 군생활을 수원 인근에서 해서 휴가나 외박때면 항상 수원역을 통해 움직이기도 했고 지금 다니는 회사 본사가 수원이다 보니 출장도 자주 갔다. 요즘은 출장 갈 일이 없어 아주 오랜만에 방문을 했다. 뭐 딱히 일이 있어서 방문한 건 아니고 그냥 친구만나러?


    사실 이 날은 사연이 조금 있다. 우리 집에 자주 놀러오는 사랑스런 동생들이 있다. 조섹, 오리, 존슨. 틈나면 찾아주고 놀러와주고 하는게 고마워서 한번은 내가 갈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때마침 처자식이 집에 없으니 이번이 둘도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근데 날이 안맞아 조섹과 존슨은 부산을 가버린다 그래서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그러다 오랜 친구 녀석이랑 연락이 되서 진짜 급 번개를 하기 위해 마치자 마자 바로 말리부에 몸을 싣고 달렸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수원에서 방문한 첫 가게는 바로 '정가네 초밥'. 오리가 얼마 전 다녀와서 연락을 하더니 "행님아! 진짜 완전 맛집 하나 알아놨다. 행님 오면 내가 꼭 데리고 가줄게!" 했었다. 그랬던 오리는 막상 내가 올라간다고 하니 친구 만나러 갔다. 이 날을 기억하겠다. 오리. 영.원.히.



    친구 오피스텔에 주차를 해두고 친구 차를 타고 찾아왔다. 수원에 몇년째 살고 있으니 길을 잘 알아서 그렇게 어렵지 않게 찾았다. 가는 도중에 가게에 전화를 하긴 했지만.



    우리는 다찌에 예약을 했다. 예약도 다찌에 하고 이쪽을 더 선호하는데 자꾸 테이블에 앉으라고 권유하시더라. 다찌는 덥다고.. 에어컨 바람 싫어한다고 더워도 여기 앉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메뉴는 이렇다. 모듬회를 시켜볼려고 했으나 역시나 많이들 먹는다는 정가네 코스(1人, 25,000원)를 주문했다.



    작년 추석연휴 때 이후 처음 만난 반가운 '구똥'. 초등학교때 부터 인연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녀석과는 한때 같은 곳을 바라보며 열심히 살았던 적이 있다. 둘이서 여기저기 대회도 많이 나가고 참 열심히 재밌게 살았었는데 둘다 그때 했던 것과는 별 상관 없는 일을 하고 있다. 나보다 몇년 빨리 우리 회사에 입사해서 지금은 나보다 직급이 높다. 술 또라이에 먹는거 좋아하다보니 나랑은 잘 맞는다.



    간장과 수저, 앞 접시가 놓인다. 젓가락으로 간장을 콕 찍어먹어 본다. 음..? 아무리 봐도 일반 간장인데..? 같이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하는 '석자'(링크 '똑쉐프' 참조) 녀석이 회간장이라고 그랬는데 이상하다. 몇번 더 찍어 먹어본다. 회간장이 아니다. 그래서 간장은 뭐 쓰세요? 라고 물어봤더니 보여주시더라. 오X 간장이던데..? 난 또 내 미각이 둔감해 진 줄 알고 깜짝 놀랐네. 아 이 날은 서로 친구 사이인 오리, 석자한테 뒤통수 맞는 날인가 보다.



    직접 만드신다는 쯔게모노들. 단무지며 락교, 생강절임 다 좋다. 



    입맛을 돋우어 주는 상큼한 샐러드.



    조금 있으니 각자의 자리 앞에 이렇게 스시다이가 놓인다.



    무순과 고추냉이가 올라온다. 이제 본격적인 코스가 시작되려나 보다. 




    처음은 역시 흰살생선인 광어가 자리를 차지한다. 엄청 두껍게 썰려있다. 




    그 뒤에는 바로 돔이 등장한다.



    참치 등살 쪽도 등장.



    소주 몇잔 먹고 있으니 메로구이가 나왔다. 그릴에 구워서 참 먹음직 스럽다. 기름이 조금 빠졌다고는 하지만 워낙 기름이 많은 생선이라 여전히 풍부한 맛을 낸다. 하지만 맛이 너무 강해서 회맛을 버리더라. 결국 한 점먹은 후 회 다먹고 먹어야지 했다가 나중에는 식어버려 결국 다 못먹었다. 나오는 순서를 회를 다 먹고 나면 주시면 좋을텐데 아쉬웠다. 원래 코스라는게 먹는 순서도 참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회가 얼마나 두껍게 썰렸는지 알 수 있게 비교샷을 찍어 보았다. 내 새끼 손가락 보다 더 두껍게 썰려있다. 


    회의 두께에 대해 설명을 좀 해주자면 흔히 3단계 정도로 썬다. 육질이 가장 단단한 복어의 경우는 접시가 비칠 만큼 얇게 썰어야 그 맛을 느낄 수 있고 우리가 주로 회로 먹는 흰살 생선(광어, 돔 등)도 육질이 제법 단단해서 주로 중간 두께로 썰어 먹는다. 육질이 연하고 지방이 풍부한 붉은 살 생선은 두껍게 썰어야 각 횟감이 가진 고유의 맛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이 집은 흰살 생선을 이렇게 두껍게 썰어놓았다. 회랑 고기는 무조건 두껍게 라는 이상한 선호도를 가진 한국 사람의 취향을 반영한 것인가 아니면 사장님의 취향인가는 알 수 없다. 조금 먹기 버겁겠다 생각을 했는데 딱히 그렇진 않았다. 그래도 역시나 조금만 더 얇게 썰어주셨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유비끼(유시모즈쿠리) 처리한 참돔. 역시 돔은 이렇게 해야 맛있다. 두껍게 썰려 있어 식감 자체는 과하지만 회 맛은 아주 좋다. 



    지느러미 살. 쫄깃한게 역시 최고다. 



    참치 등살. 뱃살만큼의 고소함이 나지는 않지만 뭔가 개운한 맛이라고나 할까? 해동 상태도 적당하다.




    연어. 연어가 아주 좋았다. 근육 사이에 지방이 아주 세밀하게 낀게 최근 먹은 연어 중에는 최고 였다. 내가 하도 연어를 맛있다 그러니 친구 놈이 한 덩어리 더 주더라. 



    이제 배가 부른데 매운탕이 나온다. 원래 생선 머리로 끓여야 하는데 재료가 떨어졌다고 새우를 넣고 끓여주셨다. 일식 코스와는 어울리지 않는 한국형 매운탕이다. 굉장히 맛이 진해서 회랑 같이 먹으면 회맛을 느낄 수 없게 한다. 아 맛이 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매운탕 자체는 굉장히 훌륭하다. 배만 안불렀으면 이 녀석으로 소주 한병 더 먹었을텐데..



    알밥. 




    참치와 연어구이 초밥. 기츠케 방식도 조금 특이하고 왠지 이집만의 초밥 세계가 있는 것이 느껴진다. 근데 가게 이름이 '정가네 초밥' 인데 따로 초밥 메뉴는 없는 건가? 아니면 따로 메뉴가 있고 오늘의 메뉴를 따로 적어두신 건가?



    튀김 찍어먹는 소스. 레몬즙에 소금.



    마지막으로 고구마를 얇게 새우를 감싼 튀김. 


    "마무리"

    사진으로 봤을때는 양이 좀 작아 보이던데 실제로 먹으니 나중에는 배가 너무 부르더라. 회도 많이 나오고. 구성이 화려하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하나하나 다 맛이 있었다. 사장님이 회를 써시면서 자꾸 하나씩 드시던데 맛을 체크하시는 건지, 배가 고파서 그러시는 건지는 알 수는 없었다. 뭔가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지만 너무 바쁘셔서 그럴 틈이 없었다는게 가장 아쉬운 점 중 하나다. 


    무엇보다 나름 싼 가격에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최고의 장점인 집이라고 할 수 있다. 다찌에 앉아서 직접 썰어 올려주는거 구경하면서 회 먹는 재미도 있고. 두명이서 5만원이면 많이 싼 가격은 아니긴 한데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손님들이 많은 걸 보면 다 비슷한 생각이 아닐까 한다. 만약 내가 수원에 거주한다면 정말 자주 갈 것 같은 집이다.


    http://sukzintro.net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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