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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맛집 :: 삼합불패 - 흑산도 홍어 삼합 [동래/명륜동 맛집]부산맛집/동래구 2014. 8. 17. 07:00SMALL
상호 : 삼합불패
전화 : 051-552-4767
주소 : 부산 동래구 명륜동 540-15
"흑산도 홍어를 맛보다!"
어느 오후, 만화 '식객'을 읽고 있던 집사람이 뜬금없이 "홍어가 먹고 싶다"라고 한다. 그래서 홍어 편을 보고 있나 해서 물어봤더니 '가자미 식해' 편을 읽고 있었다. 그냥 갑자기 홍어가 떠올랐다고.. 나야 워낙 홍어를 좋아하니 그럴 수도 있지만 집사람 입에서 홍어 얘기가 나올 줄은 몰랐다. 전에 한 두번 정도 먹인 적이 있는데 삼합으로 먹으니 나쁘지 않다고 하긴 했으나 아직 홍어 맛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먹고 싶은건 먹어야지 어쩌겠냐며 안 그래도 가보고 싶은 홍어 집이 있다고 저녁에 가자고 했다. 휴가 온 김에 만날 사람들은 거의 다 보고 가야 하니 '젭라'와 '주신'영감 커플한테 연락을 했다. 영감은 친구들 만나야 된다고 가버리고 전날 MT 를 갔다 온 젭라는 거지꼴 인채로 집 앞 카페에 있다고 한다. 집 열쇠가 없어서 못 들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나도 거지꼴이니 그냥 동래로 오라고 했다. 동래에 흑산도 홍어를 취급하는 집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우리 3명은 동래역 뒤에서 만나서 가게로 향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간판
정작 가게 입구는 왠지 소박하다.
홍어에 대한 이야기 인데 왠지 야하다.
메뉴판. 우린 흑산도 홍어삼합 中(90,000원)을 주문했다. 수입산과 가격은 거의 두배 차이가 난다. 부담이 되긴 하지만 흑산도 홍어는 한번 먹어봐야지.
머리 떡진 젭라. 간판 사진을 찍는다고 난 조금 늦게 들어갔는데 젭라와 집사람이 들어오니 가게에서 홍어 드시러 오신거 맞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하긴 20대 여자 둘이서 들어오기엔 꼬릿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전체적으로 손님의 연령대는 높은 편이다.
정말 좋았던 방아 장아찌, 다음에 방아잎으로 집에서 담아 먹어야겠다.
열무김치 처럼 생겼으나 갓김치. 갓 향이 참 마음에 든다.
특이하게 김치가 한번 쪄서 나온다. 이 집의 비법인지 아니면 김치 숙성이 힘들다 보니 쪄서 흐물한 식감을 만들기 위함인지는 잘 모르겠다.
각종 도우미들
홍어 찍어먹는 소스, 요기에만 살짝 찍어먹으면 홍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홍어 애(간)
맛있었던 파김치
조금 질겼던 김
이렇게 기본으로 깔린다.
처음 맛본 홍어 애(간), 삭힌게 아니고 생물을 얼렸다. 얼어 있을때는 비린내도 덜하고 사각 거리는 식감으로 나쁘지 않았다. 조금 녹으니까 비려서 좀 별로더라.
그리고 간단한 홍어탕이 나온다. 거품이 많아서 걷어내는 섬세한 젭라
된장을 살짝 풀어 홍어를 넣고 끓였는데 삭힌 홍어 특유의 냄새가 진하게 난다. 떠 먹어 보니 홍어 먹을때 그 코가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을 매 숟가락 마다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드디어 나온 흑산도 홍어삼합의 자태. 비싼 메뉴라 그런지 금가루도 뿌려준다. 수육은 오겹살을 사용했다. 캬... 홍어 때깔 보소.
역시 시작은 홍어만 살짝 찍어 먹어본다. 음 육질이 쫄깃하고 참 좋다. 확실히 수입산과는 다른 느낌이다. 근데 많이 안 삭아서 여쭤보니 흑산도 홍어는 좀 오래 삭혀도 수입산 만큼 그렇게 심하게 삭지는 않는다고 하신다. 많이 안삭은 느낌이긴 하지만 조금씩 씹어나가면 그속에 숨은 꼬릿한 맛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래 이 맛을 느끼기 위해 홍어를 찾게된다.
비교를 위해 수입산을 조금 주실 수 있냐고 부탁 드렸더니 이만큼 주신다. 딱봐도 때깔 차이가.. 일부러 하급을 주신건지는 모르겠지만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자주 가는 다른 홍어집도 수입산을 쓰는데 이렇진 않다. 맛을 보니 흑산도 산에 비해 확실히 퍼석하고 향도 별로다.
여 사장님이 추천하신 방법으로도 먹어본다. 알싸한 양파 맛이 홍어맛을 조금 가려주니 홍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이 방법도 괜찮겠다. 하지만 나는 홍어 자체를 좋아하니까 그냥 먹는게 제일 맛있다.
밑 반찬들도 다 좋아서 여러번 리필해서 먹었다.
이렇게 한상 접수완료.
"마무리"
수입산에 비해 많이 비싸긴 하지만 비교할 수 없이 그 맛은 훌륭했다. 가격 문제만 아니라면 자주 먹고 싶은데 너무 차이가 나니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래도 역시 여태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때깔로 눈도 호강하고 입도 즐거워했다. 홍어 뿐만 아니라 삼합의 중요한 요소인 수육 자체도 아주 훌륭했다. 잡내없이 쫄깃하게 삶아낸 수육과 홍어의 조화는 언제나 환영이다. 아쉬웠던건 배추 김치를 그냥 잘 익은 묵은지가 나오면 좋을텐데 쪄서 나왔다는 점이다. 김치 맛이 별로인게 아니라 찐 김치 보다는 역시나 그냥 묵은지가 더 잘 어울리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집의 흑산도 홍어는 홍어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쯤 드셔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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