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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맛집 :: 몽로 - 모듬회(광어, 전어, 연어, 고등어), 간장새우 [대연동/경성대/부경대 맛집] :: 문화 골목
    부산맛집/남구 2014. 8. 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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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 : 몽로(夢路)

    전화 : 051-625-0736

    주소 :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3동 52-4


    "月, 미소 그 뒤를 잇는 부산의 사케 배움터"

    20대 후반이 무르 익어갈 내 학창시절의 마지막 부분에 가슴 깊이 자리한 곳이 하나 있다. 바로 '月 간토 오뎅 전문점, 사케배움터' 였다. 나의 지인들은 모두 '간토'라고 불렀고 그 집의 사장님들은 항상 '월(月)'이라고 불렀던 내 학창시절 마지막을 함께한 아지트다. 사실 이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너무 길어지지만 간단하게 소개를 한번 해보도록 하겠다.


    때는 2010년, 막 호주에서 돌아온 난 새 인연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학교 주변을 걷다가 우연히 이 가게를 발견했는데 그 당시에는 가 개업 상태였다. 학생 신분인 나로서는 조금 비싸 보여서 들어가기를 주저했는데 블로거로서의 호기심이 더 컸는지 우연히 들어가게 되었다. 여태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오뎅탕' 맛에 반해 사장님께 이것 저것 물어보다 친해지고 단골이 되었다. 그 당시 이 집은 '세운' 형이 하고 있었는데 나중 친해지고 술 한잔 하며 들으니 처음에 날보고 '뭐 이런 녀석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어린 녀석이 음식에 대해 궁금한게 많더란다. 그 궁금증은 아직도 마찬가지지만..


    그러고 얼마 뒤 그의 친구 '상남' 형이 가게에 들어왔다. 동업을 하기 시작한거다. 그 가게의 단골인 나로서는 자연스레 '상남'형과도 친해지고 그렇게 간토는 나의 아지트가 되었다. 학생 신분인 나를 위해 많이 챙겨주시기도 했고 힘든 날이면 불러서 술도 한잔 할 수 있는 친형 같은 분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졸업, 취업 후 안 좋은 일들로 인해 결국 학교 앞에서 가게를 접게 되었다. '세운'형은 다른 동네에서 다른 술집을 하고 '상남'형은 간토와 거의 같은 술집을 '미소'라는 이름으로 동래쪽에 열었었다. 얼마 전 '상남' 형이 경대 앞 원래 있던 자리 주변으로 다시 개업을 한다는 연락을 받고 기쁜 마음에 휴가의 막바지에 한동안 보지 못했던 '울' 녀석을 소환해 찾아가 보았다. 



    가게는 경성대 앞 문화골목 안에 위치하고 있다. 정말 짧은 골목이지만 참 다양한 가게들이 있는데 아주 마음에 드는 곳이다. 하지만 이 주변에 이런 곳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 골목의 끝 자락에는 나의 또 다른 단골집인 '고방'이 있다.



    가게 이름이 참 이쁘다. 몽로(夢路)라니.. 꿈길. 근데 막상 도착해 보니 이 가게는 몇년 전 친 누나와 앉아서 담소를 나누던 그 곳이다. 그 때는 바 였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상남형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사케 뒤에 요리 준비 중이신 상남형.






    가게가 뭔가 퓨전 스럽다. 고풍 스럽기도 하고.. 와인잔을 이용한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찍어본다.





    메뉴는 이전 간토, 미소 시절과 비슷하다. 약간의 가감은 있지만 익숙한 메뉴들이 아주 반갑다. 휴가 내내 해산물만 흡입해서 다른 걸 먹고 싶었는데.. 울 녀석이 '모듬 사시미'가 먹어보고 싶다고 한다.



    정말 마음에 드는 문구가 있어서 한번 찍어본다.



    메뉴판 마지막 부분은 이렇게 '몽로 명주 20선'이라고 사케들이 소개되어 있다. 사케에 대해 잘 모르니 넘어가도록 하겠다.



    함께한 울. 어서 취업해라 그래야 나도 좀 얻어먹지. 녀석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해산물을 먹게 되었다.



    일반 소주 회사 소주잔이 아니고 이쁜 잔이 나와서 찍어봤다. 초점이 안 맞구나.. 형님한테 "원래 이 잔이 나오나요?" 라고 물어봤더니 "넌 귀한 손님이니까 주는거야~" 라고 하신다. 진위 여부는 모르겠다.




    무말랭이와 고동. 무말랭이가 너무 딱딱하지도 않은데다 양념도 참 마음에 들었다. 하나 먹으니 밥 생각이 절실하더라.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갔더니 고동을 막 삶아내서 따뜻한게 좋았다.



    역시나 간장은 니비시 사시미 쇼유. 회 하는 곳에 회간장은 필수다.



    모듬 사시미(30,000원), 예상 못한 양의 회가 나왔다. 처음에 주문을 할때 형님이 "전어 or 시메사바?" 라고 물어보시던데 당연 고민도 안하고 '시메사바(고등어 초절임)'를 택했다. "어부의 잔치랑은 좀 다를텐데?" 라고 하시던데 상관 없다고 그냥 달라고 했다. 가게마다 맛이 다 같으면 무슨 재미로 살겠는가. 그럼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양파도 이렇게 이쁘게 나올 수도 있구나. 이 양파의 용도는 나중에 알 수 있게 된다.



    전어. 시메사바를 택했으나 전어도 조금 내 주셨다.



    광어, 지느러미와 뱃살 포함



    시메사바(고등어 초절임)



    연어



    생 고추냉이, 케이퍼, 락교, 고추, 마늘



    역시나 시작은 광어로 한다. 얇게 썰어낸 광어가 담백한 맛을 낸다. 지느러미, 뱃살로 넘어가면서 같은 생선이지만 다른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다.



    형님이 아닌 주방에 계시는 다른 여자분께서 추천해주신 연어 먹는 법. 레몬에 젖은 양파를 올려서 먹으면 맛있다고 한다. 레몬과 알싸한 양파맛이 연어 맛 자체는 많이 감춰버리지만 자칫 흐물거리는 연어의 식감을 보정하면서 느끼함도 잘 잡아준다. 



    내가 좋아하는 케이퍼도 올려서 먹어본다. 짭쪼름 하면서 새콤하고 향이 강한 케이퍼 역시 연어의 느끼함을 잘 잡아준다. 물론 연어 특유의 지방 맛은 느끼기 힘들어지는건 사실이다.



    아까 그 방법이 마음에 들어 계속 이렇게 먹는다.




    드디어 아까 그 이쁜 양파를 사용할 때가 왔다. 바로 전어다. 양파위에 전어를 올리고 함께 나온 된장 조금 올려 먹는다. 이 블로그를 구독하시는 분들은 눈치 챘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모(갯장어)' 먹는 방법과 아주 비슷하다. 양파와 된장이 전어의 비릿함과 느끼함을 잘 잡아준다. 상남 형님이 전라도에 갔는데 이렇게 먹었는데 괜찮아서 도입한 거라고 한다. 나쁘지 않지만 역시나 생선 자체의 맛을 다 느끼기에는 그냥 먹는게 좋다. 근데 된장맛이 좋아서 "아 된장 맛있네.." 라고 혼잣말을 했더니 그 주방의 여자분께서 "담은 된장입니다 :)" 라며 웃어주신다.




    역시나 시메사바(고등어 초절임)는 마지막에 먹어야 한다. 숙성 상태는 저번 수원 맛집 '나니와 호프' 편에서 소개한 녀석과 비슷하다. 매일 매일 초절임을 하는 '어부의 잔치' 와는 달리 속살 모두가 하얗게 익어있다. 각 가게마다 특징이 있지만 역시 이 집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한점 한점 사이에 또 얕은 칼집을 넣어서 식감도 특이하고 그 사이에 양파나 생강, 무순등을 끼워서 먹을 수도 있다. 고등어의 모든 풍미를 완벽하게 느끼기는 힘들지만 고등어 회를 못드시는 분들께는 이 부분이 더 나을수도 있다. 비린 맛에 약한 분들한테는 같이 주는 생각 가루와 양파 등을 함께 곁들여 드시는 걸 추천한다.



    안주가 부족해 보이는 우리에게 조금 내어주신 '간장새우(새우장)'. 따로 메뉴에 있는 건 아닌거 같고 오랜만에 만난 동생을 위해 조금 주신 듯 하다. 간장 자체에 마늘을 함께 넣어 담아 새우 전체에도 마늘향이 가득하다. 전혀 비리지도 않고 색다른 맛이 난다. 술 안주로 전혀 부족함이 없다.


    "마무리"

    개업한지 얼마 안되어 아직 조금 어수선 하기도 하지만 이 전 간토의 향수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별로 손님이 없을 줄 알았는데 가게가 가득차 버려 조금 놀라기도 했달까? 농담으로 형님께 "장사가 너무 잘 되니 재미없네요. 안되야 좀 놀리는 재미도 있을텐데.." 라고 던져보기도 했다. 그래도 좋아하는 분이 이렇게 잘 되는 걸 보니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진다. 30,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회도 맛볼 수 있었고.. 사실 가격만 보고 제대로 된 게 나올까? 하는 의심도 했는데 기대이상으로 구성이 좋아 조금 놀라긴 했다. 


    원래 이 형은 나가사키 짬뽕을 굉장히 잘하는 분인데 혹시 내 글을 보고 찾아가시는 분이 계시면 꼭 시켜드시길 바란다. 불맛 은은히 나는 제대로 된 나가사키 짬뽕 맛을 드실 수 있을 것이다. 왜 나는 안 먹었냐고? 아직 가스공사가 덜 끝나 지금 화력이 약하다고 한다. 화력이 약하면 제대로 된 나가사키 짬뽕을 만들 수 가 없으니까. 곧 완료 된다고 하시니 꼭 한번 드셔 보시길 바란다. 

    ※ 가스공사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케를 제대로 배우고 싶으신 분들 한테도 추천한다. 정말 처음부터 깊게 가르쳐 주실 분이다. 오늘은 그럼 이만..


    http://sukzintro.net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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