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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리정보 :: 집에서 홍어삼합 해먹기 :: 김지순 홍어, 오쿠 버크셔K 앞다리 수육
    취미생활 2014. 11.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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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서 홍어삼합을 해먹자, 김지순 홍어, 버크셔K 앞다리 수육"

    내가 홍어를 처음 맛본 건 대학교 때의 일이다.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지만 가족행사로 부페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접시에 홍어를 조금 담아 오셨다. "나보고 이거 조금 먹어봐라." 하셨던게 처음 홍어를 먹었던 기억이다. 어릴때 부터 워낙 가리지 않고 먹어온 터라 별 부담없이 먹었는데 그 맛은 소문에 비하면 그렇게 충격적이진 않았었다.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그 홍어는 많이 삭힌건 아니었다. 그땐 홍어라는 음식이 딱히 맛있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시간이 흘러 지금은 틈만나면 찾아먹는 홍어의 팬이 되었다. 


    물론 지금은 전국적으로 많이 보급 되었지만 그래도 전라도가 아닌 지역에서는 전문점이 많지도 않거니와 제대로 맛을 내는 곳이 부족하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본가가 있는 부산에서는 단골집이 있긴 하다. 수입산 홍어를 사용하지만 숙성도 잘 시키고 주인이 전라도 출신이라 함께 나오는 찬들도 괜찮게 해서 가끔 찾는 곳이다. 그 집의 가장 좋은 점은 포장이 가능해서 집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집에서 먹을 필요는 없겠지만 홍어라는 음식 특성상 집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먹는 게 좋지 않은가 생각한다. 실제로 주변 몇몇 사람들은 홍어를 잘 먹지만 그 냄새 때문에 먹고 나서 다른 자리에 가는 걸 꺼려하더라. 그런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역시나 집에서 먹는게 좋지 않을까? 나는 별로 그런 쪽으로는 신경을 안 써와서 잘은 모르겠지만 집에서 먹을 수 있다면 굳이 나가서 먹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번엔 집에서 홍어를 먹어보기로 했다. 어느 곳에서 주문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얼마전 '흑돈 버크셔K(http://sukzintro.net/666)'를 주문해서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믿고 '명품식탁(http://goodtable.co.kr)'을 다시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정확히 말하면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선생님의 미각을 믿는다고나 할까? 3대째 홍어를 삭혀오고 있다는 '김지순 홍어(수입산)' 1kg 과 삼합용 수육을 위해 '흑돈 버크셔K 앞다리'를 함께 주문했다.  시작하기 앞서 본인은 '명품식탁' 업체와는 일체 연관이 없음을 우선 알린다. 실제로 이 블로그는 나의 취미 및 일상의 기록 용이기 때문에 일체의 홍보 및 광고 요청을 받지 않고 있다. 그저 좋은 정보 전달을 위함이다. 



    이렇게 아이스 박스에 배송이 왔다. 



    개봉을 하니 아이스 박스가 이중으로 되어있다. 회초장이 두통이 들어있는데 특별한 홍어 전용 초장은 아니고 일반적인 초장이다. 초장은 그 맛이 너무 강해 왠만해선 선호하지 않는 양념이다. 



    안 박스를 개봉하니 홍어가 엄청 많이 들어있다. 부위별로 날개살과 뱃살이 나눠져 있어서 좋다. 보통 가게에서는 뱃살만 먹을 수 있는데 주문을 하니 이렇게 두가지 부위를 다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수육을 하기위해 이번에는 흑돈 버크셔K의 앞다리 살을 준비했다. 구이용 삼겹살과 목살은 정말 깜짝 놀랄만한 맛을 보여줬는데 과연 앞다리 살은 어떨까? 궁금하긴 했지만 먹어봤던 버크셔K 이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 '오쿠'로 수육을 하기로 했다. 오쿠를 이용하면 기름은 쪽 빠져서 담백하고 부드럽운 수육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삼겹살을 이용하면 살이 너무 물러지는 부작용도 있긴 한데 이번엔 부위가 앞다리라서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초장이 있지만 어차피 나는 안 찍어 먹을거니 나만의 양념을 만들어 본다. 특별한 건 없고 소금과 고추가루를 섞었다. 



    수육이 다 됐으니 썰어 주도록 하자. 



    그리고는 홍어와 함게 접시에 예쁘게 담아낸다. 나름 신경써서 담았는데 조금 흐트러졌다. 



    홍탁! 이라는 말도 있으니 막걸리를 준비했다. 막걸리는 아는 사람은 안다는 '배상면 주가'의 '느린마을' 막걸리다. 매형의 소개로 알게 된 녀석인데 그 맛이 좋아 생각만 하다가 이번에 특별히 구입을 했다. 파는 곳이 잘 없어서 구하기가 힘들지만 구미의 홈플러스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막걸리를 한 모금 들이킨 후 홍어를 먹어본다. 삭힌 홍어 특유의 암모니아 향과 함께 쌔한 느낌이 오고 코가 뻥 뚫린다. 오.. 맛있다. 기대했던 것 그 이상의 홍어 맛이 난다. 가장 최근에 먹었던 수입산 홍어에서 느꼈던 퍼석한 식감은 전혀 없고 쫄깃하며 그 냄새(풍미?)가 강하게 다가오는 게 아주 좋다. 



    그럼 이번에는 일반적임 삼합으로 먹어보자. 홍어, 수육, 묵은지를 이용해서 쌈을 싸먹는다. 홍어의 암모니아 향과 수육의 고소함, 그리고 김치의 매운맛이 아주 잘 어우러 진다. 홍어 초보들한테 아주 좋은 방법이다. 어쩌다 이런 방법으로 굳어 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찾아봐도 잘 안나온다) 이 조합은 참 대단한 발견이다. 



    이번에는 집에 있는 묵은 갓김치를 이용해 싸먹어 보았다. 갓의 진한 향이 홍어 특유의 맛을 더욱 지워준다. 오.. 이거도 나름 괜찮다. 홍어 잘 못 드시는 분은 앞으로 갓김치로 삼합을 하시기를 추천한다. 본인은 삼합 보다는 홍어를 그냥 먹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인데도 갓김치로는 처음 먹어봐서 여러번 싸먹었다. 


    "마무리"

    명품식탁을 통해 김지순 홍어와 버크셔K 앞다리 수육을 시켜 홍어삼합을 먹어보았다. 처음에는 두가지를 분리해서 소개를 할까 생각했지만 흑돈 버크셔K 같은 경우에 이미 한번 소개를 했으니 그냥 홍어 위주로 글을 써보았다. 일단 홍어에 대해서 결론만 얘기하자면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날 홍어를 주문한 이유는 얼마 전 이사를 했기에 양가 부모님이 집들이겸 우리집으로 오시기로 했다. 맛이 없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홍어 맛이 좋아 대접하면서 어깨를 으쓱할 수 있었다. 어르신들이 모두 홍어 어디서 주문했냐고 물어보시더라. 이 정도면 돈도 제법 줬겠는데? 하셨는데 가격을 들으시니 더욱 놀라셨다. 생각보다 가격이 너무 싸서다. 특히나 부모님께서는 자주 가는 단골 홍어 전문점 보다 더 맛있다고 좋아하셨다. 홍어 좋아하는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한다면 정말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는 상품이다. 


    전라도 사시는 분들이야 주변에 워낙 많으니 쉽게 드실 수 있겠지만 타지에 사는 홍어 매니아 한테는 정말 적극 추천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이 상품에 대해 아쉬운 점을 적어보자면 주문할때 양이 너무 극단적이다. 190g 짜리와 1kg 짜리 두가지 상품이 있다. 그 중간 사이즈가 있었으면 좋겠다. 500g 정도? 그리고 숙성도를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진짜 푹 삭힌걸 먹고 싶은데 요즘엔 구하기가 힘들다. 양을 좀 더 세분화 하고 숙성도도 강, 중, 약 정도로 선택할 수 있으면 좀 더 소비자들의 취향을 존중할 수 있지 않을까?


    홍어를 드셔보지 않은 분들이 가끔 내게 묻는다. 홍어는 무슨 맛이 나냐고.. 그럼 나의 대답은 이렇다.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데, 아마 오래동안 청소 안한 화장실을 혀로 핥으면 비슷한 맛이 날 거다" 라고 설명을 해준다. 그럼 대체 이걸 왜 먹는걸까?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 맛이 아주 매력적이라는 거다. 같이 사는 권여사도 처음엔 그냥 그렇다 하더니 요새는 뜬금없이 "홍어 먹고 싶다" 하며 찾을 때가 있다. 홍어는 바로 그런 음식이 아닐까? 뜬금없이 생각나는 묘한 음식.


    http://sukzintr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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