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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미맛집 :: 보리각시 - 손맛상 :: 농가맛집을 가다!
    구미맛집/기타지역 2014. 12. 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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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 : 보리각시

    전화 : 054-481-3004

    주소 : 경북 구미시 무을면 안곡리 286


    "농가맛집 보리각시를 가다"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항상 소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먹는 쪽으로 항상 고민을 하다보니 다른 사람 블로그도 많이 참고를 하는 편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농촌진흥청에서 지정한 '농가맛집'이라는 음식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구미 지역에도 하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약 10여년 간 블로그를 하다 보니 음식 사진도 많이 찍게되고 남들이 찍는 사진도 많이 보다보니 사진만 봐도 대충 맛이 그려진다. 이 가게의 정보를 자세히 알기 위해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조금 뒤져봤는데 먼 거리를 다녀와도 실망은 하지 않을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아 어느 일요일 오후에 예약을 해서 '보리각시'에 다녀왔다. 위치는 말이 구미지 시내를 한참 벗어나 아주 외진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가게가 생각 이상으로 으리으리 하다. 지은지 오래되지 않은 건물로 생각된다. 시골에 너무 현대적인 건물이랄까?



    가게를 등지고 바라보면 이런 전경이 펼쳐진다. 확 트인 광경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겨울이라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슬퍼보이기도 하는데 내년 봄에는 제법 멋진 풍경이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게 앞에는 각종 장들을 보관하는 장독이 제법 많이 있다. 한식은 장맛이라고 하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더욱 그 맛이 기대가 된다. 



    가게 옆에는 제법 큰 개가 지키고 있다. 딸랑구는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좀 사나워 보인다)



    무조건 예약으로만 이루어지는 가게다. 도착하니 우리 테이블의 세팅이 완료 되어 있더라. 조금 늦은 점심에 갔더니 홀에는 손님이 우리 밖에 없었다. 세팅된 부분을 사진을 찍고 있는 종길동 영감의 모습도 보인다. 




    농가맛집과 보리각시에 대한 소개가 가게에 붙어있다.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서 사진을 찍는데 불편함이 없어서 좋았다. 



    처음 도착하니까 차려져 있던 반찬들



    왼쪽 위부터 감자 장아찌, 들깨보숭이 장아찌, 아삭 고추 장아찌, 방풍 장아찌, 오른쪽 위에 산초(제피) 장아찌, 메론 장아찌. 평소에 보기 힘든 장아찌들이 우선 기본적으로 많이 깔린다. 



    세로로 놓아져 있었는데 한번에 찍기 위해서 사진을 가로로 찍었다. 왼쪽 위부터 오른쪽으로 조개 젓갈, 보리순 물김치, 고추장물, 찐 깻잎, 고추장, 간장(산초기름이 들어간), 그리고 무슨 장이라고 했는데.. 기억이.. 아 이래서 글은 바로바로 써야 되는데..



    각 자리마다 이렇게 가지런히 앞접시와 컵이 놓여져 있다. 수저 받침대가 있어서 더욱 마음에 든다.



    그리고 받침대 한 구석에 보리각시에 대한 설명이 조금 적혀있다.



    산초 장아찌를 먹어봤는데 품종이 다른 건지 늘 먹던 산초와는 조금 다른 향이 난다. 잎의 모양도 조금 다른거 같고.. 약간 방아에 가까운 향이 나는데 요즘 우리 또래 사람들 한테는 좀 생소한 음식이다. 우리 집은 장아찌로 자주 담아 먹기 때문에 새로운 맛은 아니었다. 한알씩 뜯어서 입에 먹으면 그 향긋한 산초향이 온 입에 퍼진다. 느끼하거나 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리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입 안이 얼얼해 짐을 느낄 수 있다.



    정말 비린내 없이 깔끔했던 조개젓갈. 따로 판매한다면 조금 사오고 싶을 정도였다. 젓갈 뿐만 아니라 양념도 아주 적당해서 젓갈 킬러인 내가 다 접수.



    보리순 물김치, 사과와 배추가 들어간 물김치 위에 보리순을 올려두었다. 사과의 향긋한 향이 참 좋다. 



    아까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그 장. 특이한 맛이 나는데 아무튼 좋은 거라고 하신다. 



    고추장물. 잔멸치를 볶은 후 고추를 다져놓고 푹 졸인 음식.. 경상도의 향토음식인데 먹어본 적은 없다. 그렇게 먹으러 다녔는데 음식점에서는 잘 나오질 않으니.. 생각보다 그 매력에 푹 빠져서 계속 먹게 되더라. 밥 반찬으로도 좋은데 가만 생각해보면 국수 고명으로도 손색 없어 보인다.



    깻잎 장아찌 같아 보이지만 사실 멸치 다시 육수와 간장을 넣고 쪄낸 깻잎찜이다. 집에서도 자주 해먹는 음식인데 맛이 괜찮았다. 간이 조금 센건 아쉬웠지만..



    집에서 가지고 간 식판에 밥 올려주기를 기다리는 딸랑구.



    제일 처음 에피타이저로 제공되는 보리볶음 죽. 보리각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보리가 들어간 음식이 많이 나오노다. 예전 어려웠던 보릿고개 시절에 많이 먹던 음식으로 연로하신 분들이 오시면 추억에 잠기신다고 한다. 우리랑은 별로 공감대가 형성은 안되지만 그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이렇게 편하게 밥먹고 사는게 아닐까



    상큼한 샐러드. 드레싱 하나도 평범하지 않다. 메론과 요거트를 섞어 만든 드레싱이 아주 마음에 든다. 그리고 그 위에는 늙은 호박 말랭이와 오디가 올라가 있어 그 상큼함이 배가 된다. 



    그리고 인당 하나씩 제공되는 돼지 감자전. 감자라는 재료는 참 특별하지도 않으면서 묵묵히 자기 역할에 충실하는 그런 녀석이다. 



    보리 가루를 묻혀 구운 묵전. 



    함께 나온 겉절이에는 보리순이 올려져있다. 이 보리순은 따로 수경재배를 하신다고 한다.



    묻어있는 보리가루 덕분에 고소함이 배가 됐다. 가까이서 냄새를 맡아보니 콩가루 냄새 같기도 하다. 약간의 재료 추가로 인해 특이한 식감에 맛까지 더했다.




    그 다음으로 나오는 버섯 탕수. 소스는 제법 매콤하다. 바삭한 튀김옷에 표고버섯의 쫄깃한 식감이 참 잘 어울린다. 고기로 만든 탕수육에 손색이 없다. 앞으로는 아이 반찬으로 가끔 해줘야겠다.




    거의 메인요리라 부를 수 있는 설야멱적. 보리먹여 키운 맥우로 요리한 소고기 요리다. 설야멱적에 대해서 자세히 쓰고 싶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한다. 검색엔진을 활용하면 쉽게 알 수 있으니.. 너비아니라고 봐도 무방하다. 부드러운 맥우가 생각보다 더 느끼하다. 보리를 먹이긴 했으나 아마 사료랑 병행을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부분은 조금 아쉽지만 그 맛은 충분히 뛰어나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채끝 부위이니.. 위에 뿌려진 소스도 직접 맛간장을 달여서 만드신다고 한다. 후추 맛이 강한게 조금 아쉽지만 여러모로 정성 들여 낸 부분이 참 마음에 든다.



    그리고 5가지 나물이 제공된다. 왼쪽부터 가지 말랭이, 시금치, 무, 호박, 도라지. 제일 오른쪽 나물을 감자인줄 알고 먹었는데 도라지 맛이 나서 조금 놀랬다. 



    밥은 보리밥으로 나온다. 



    된장베이스로 끓여낸 들깨탕. 아쉬운게 탕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 구수하면서 고소한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술 마신 다음날 해장으로도 최고일듯.



    찬이 다 나오고 나면 이런 모습이 된다. 



    나물을 조금 넣고 고추장, 그리고 들깨탕을 두어 숟가락 넣어서 밥을 비벼주도록 하자.



    맥우 설야멱적은 이렇게 깻잎찜이랑 싸먹으면 느끼함이 덜하고 좋다. 



    언제봐도 먹음직 스러운 비빔밥.



    내가 받은 들깨탕 사진을 보면 안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다. 근데 권여사거를 보니 완자가 두개 들어있는게 아닌가! 종길동 영감거에도 하나가 들어있었다. 아무래도 하나씩 들어가는데 권여사 그릇에 두개가 들어간 착오로 보인다. 그래서 얼른 하나를 뺏어와 다시 넣었다. 완자는 두부완자 였는데 하나 밖에 없어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고소하고 맛있었는데..



    디저트로 제공되는 보리 술떡. 달콤하고 부드러워 애도 잘 먹더라. 머핀 모양으로 나와서 먹기도 편하다. 



    정말 좋았던 단호박 식혜. 달콤한 식혜에 단호박의 향이 더해지니 더할나위 없이 좋더라. 



    그리고 가게에 보니 보리각시가 소개된 각종 책자들이 전시되어 있다. 


    "마무리"

    정말 오랜만에 밖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했다는 기분이 든다. 우리가 먹은 건 '손맛상(1人, 15,000원)' 이었는데 어찌보면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딱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쉬운 점을 몇 부분 적어 놓기는 했지만 그건 나의 취향이지 모든 음식들이 다 입에 맞았다. 손이 안가는 찬이 하나도 없었으며, 화학 조미료가 일체 들어가지 않아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으니 이런게 맛집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조미료 반대파는 아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안 넣은 채로 맛을 냈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오랜만에 가족들과 교외로 나가 바람도 쐬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일주일 간의 피로가 다 풀리는 기분이 든다. 거리가 조금만 더 가까우면 자주 방문할텐데.. 내년 3월 새싹이 피어날 때쯤 한번 더 방문할 생각이다. 그때 나는 봄나물 들로 만들어진 요리가 나오지 않을까? 그 향긋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벌써부터 봄이 기다려진다. 


    여담이지만 음식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는 나에게 친절히 하나하나 다 설명해주신 사장님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특이하게 남자분이 요리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시네요. 이것 저것 많이 알고 계신거 같은데 혹시 요리 하시는 분이세요?" 라고 물어보시길래 "평범한 직장인인데, 요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라고 했더니 그냥 웃으셨다. 궁금한거 다 물어보라고 레시피도 다 공개 해주신다고 했는데 딱히 물어보진 않았다. 그래야 가끔 찾아가는 맛이 있으니까.


    http://sukzintro.net


    - 끝 -


    그리고 2층에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무료로 셀프로 직접 마시고 치워 놓고 가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이 아래는 2층의 풍경.



    우리말고 먼저 온 손님들이 위에서 누워 쉬고 있었다. 왠지 우리가 방해하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따스한 햇살과 함께 차 한잔 하고 싶어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배불러서 신난 딸



    아메리카노 한잔씩..



    종길동 영감




    우리만 남기고 다른 분들은 다 가시고 난 후...




    우리세상



    마치고 직지사로 가는 길에 삼촌 선글라스 끼고 좋아하는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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