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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맛집 :: 장땡으로 가는길 - 자연산 활어회 성대, 괴도라치, 쏨뱅이, 소라 숙회(백골뱅이), 오골계 새우 [원평동 맛집/구미 터미널 맛집]구미맛집/원평동 2015. 5. 5. 07:00SMALL
상호 : 장땡으로 가는 길
전화 : 054-456-6468
주소 : 경북 구미시 원평동 1060-11
"오랜만은 찾은 해산물 전문점, 장땡으로 가는 길"
내륙 지방인 구미에서는 제대로 된 해산물을 접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철마다 나오는 최상의 해산물을 가져와 파는 가게가 하나 있다. 바로 원평동의 '장땡으로 가는 길' 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새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인데 신기할 정도로 최상품의 재료만 가져다가 판매를 한다. 물론 바다에서 나는 것들이 약속한 것 처럼 항상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날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여기보다 좋은 동해 새우를 가져다 쓰는 곳을 본적이 없다. 생선도 자연산 활어만 취급하다 보니 평소에 맛보기 힘든 녀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이한 생선회가 땡긴 어느 날 오랜만에 전화를 드리고 방문했다.
▲ 장땡으로 가는 길
▲ 불볼락(열기)와 쏨뱅이
▲ 배도라치, 괴도라치
역시나 오늘도 평소에 보기 힘든 생선들이 많이 있다. 아직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쏨뱅이, 괴도라치, 성대를 회로 주문했다.
▲ 동해 석화(석굴)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의 굴. 벚굴 보다는 작지만 바다에서 나는 굴이 이렇게 클 수가 있다니
▲ 닭새우
회도 맛있지만 최고의 구이용 새우. 머리가 커서 내장도 가득 들었다.
▲ 홑게(홋게)
이 귀한걸 여기서 볼 줄이야. 허물을 막 벗은 껍질이 얇은 대게로 주로 회로 먹는 녀석이다.
▲ 꽃새우(물렁가시 붉은새우)
탱글하면서도 단맛이 일품인 꽃새우도 참 먹음직 스럽다.
▲ 밑 반찬들
오징어 간장 조림, 오징어 젓갈, 총각 김치, 고추 장아찌, 번데기, 두부 등 딱히 회랑은 어울리진 않지만 각각의 맛이 손이 계속 가게 만든다. 점심을 부실하게 먹어 배가 많이 고프다 보니 충분히 회 한접시 나오기 전에 술 안주로 부족함이 없는 녀석들이다.
오늘의 주인공인 쏨뱅이, 기도라치, 성대
▲ 쏨뱅이
물 속에 있을땐 그 색깔이 아름답지만 물 밖으로 꺼내니 보호색 때문인지 색이 많이 어두워졌다.
▲ 성대, 괴도라치
지느러미 뒷면이 파란색으로 아주 예쁜 물고기 성대와 괴물같이 생긴 괴도라치. 괴도라치는 전복만 먹고 자라서 전복치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비싼 놈만 먹고 자랐으니 그 맛은 뛰어나겠지?
▲ 계란 구이
▲ 한상 차림
전에는 분말 제품이 나왔었는데 이제는 생 고추냉이가 제공된다. 회 먹는 사람들 한테만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몰랐던 나는 간장과 생 고추냉이를 챙겨왔다. 일단은 간장은 이 쪽이 훨씬 맛있으니까. 앞으로는 고추냉이는 안가져와도 되겠다.
▲ 닭새우
사장님이 닭새우 한마리를 서비스로 주셨다. 막 허물을 벗었는지 그렇게 딱딱하던 닭새우가 제법 흐물 거린다. 구워 먹으면 더 좋겠지만 회가 나오기 전에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장렬히 전사했다.
▲ 자연산 활어 모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회가 나왔다. 역시 이집의 전매특허인 길게 썰기로 나왔다. 자연산 회는 이렇게 썰어야 맛있다는 사장님의 철학이 잘 묻어나온다.
▲ 성대
▲ 괴도라치
▲ 쏨뱅이
▲ 쏨뱅이 지느러미 다짐회
▲ 성대
성대부터 맛을 본다. 입에 들어가서 치감을 느끼기도 전에 혀에서 뭔가 색다른 맛을 느낄 수가 있다. 마치 밀가루? 그런 전분같은 고소함을 느낄수가 있다. 지방의 고소함 보다는 곡물의 고소함 쪽에 가깝다. 그거 말고는 딱히 표현할 말을 못 찾겠다. 그 가진 향도 굉장히 특이한데 식감도 아주 쫄깃하다.
▲ 괴도라치
살짝 아삭거리는 느낌과 물컹한 식감을 동시에 선사해주는 녀석이었다. 회 자체의 맛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 특이한 식감이 너무 재밌는 녀석이다.
▲ 쏨뱅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기대를 했던 쏨뱅이를 맛본다. 하지만 앞에 먹은 녀석들이 너무 개성이 뚜렸 했던걸까? 생각보다 식감이나 맛 자체에서 특이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간장, 고추냉이를 배제하고 생선만 입에 넣고 오랜시간 씹으며 음미해보니 차진 식감 끝에 단맛의 여운이 조금 남는다. 그 부분은 3가지 횟감중에 최고였다.
▲ 괴도라치 쌈
동행한 지인이 깻잎에 쌈을 싸먹길래 한 컷 찍어보았다. 본인도 어린시절에는 역시 회는 깻잎이지를 연발하며 쌈을 많이도 싸먹었다. 맛을 탐구하며 몇년을 지내다 보니 한국형 쌈 문화는 재료의 맛을 느끼기는 어려운 취식법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최대한 쌈을 먹지 않는다. 그래도 가끔 싸먹으면 나쁘지 않다. 특히 시장 횟집 같은데서 썰어나온 막회는 역시나 초장, 된장 듬뿍해서 싸먹어야 제맛이다.
▲ 소라 숙회(백골뱅이)
2차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한자리에서 해결 하자고 의견이 통일 되어 요즘 제철인 소라 숙회를 하나 주문했다. 조리가 다 되어 손질이 되서 나온다. 저 그릇 밑에는 고체 연료가 들어있어 제법 긴 시간 식지 않고 먹을 수 있게 해준다.
▲ 간장, 분말 고추냉이
홀에 앉아서 먹다가 두번째 안주를 시키면서 조용한 자리로 옮겨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잠시 편의점을 다녀왔더니 자리가 다시 세팅되어 있는데 간장 종지도 새로 갖다 주셨다. 역시나 회가 아니니 분말 고추냉이가 나온다.
▲ 소라(백골뱅이)
제철 맞은 소라 속살이 아주 부드럽다. 씹으면 씹을수록 나오는 단맛이 장난이 아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 뒤에 계속 올라오는 단맛 때문에 젓가락이 멈출 줄 모른다. 소주 안주로 아주 환상이다. 비빔면에 넣어 먹어도 맛있겠다.
▲ 백골뱅이 내장
녹진 녹진한 내장도 아주 일품이다. 살이 깔끔한 단맛이라면 이 녀석은 복잡한 맛이다. 온갖 맛이 농축되서 뿜어져 나오는 맛. 봄에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별미 중 하나가 아닐까?
▲ 간장 오골계 새우
사장님이 서비스로 오골계 간장 새우를 조금 내어 주셨다. 도대체가 정식 명칭을 알 수 없는 이 녀석. 다른 새우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다. 살아 있을때의 모습은... 전에 생물을 먹었던 사진이 있는데..
▲ 오골계 새우
이렇게 생겼다. 마치 외계인 프레데터 처럼 생겨서 이 날 같이 먹었던 사람들이 다 같이 프레데터 새우라 불렀떤 녀석이다. 이 녀석의 정식 명칭을 알고 계시는 분은 꼭 답변 달아주시기를..
▲ 새우 머리
새우는 내장이 머리에 들었다. 새우 머리를 먹지 않고서는 새우를 다 먹었다고 할 수 없다. 입에 넣고 쪽쪽 빨아 먹으니 아주 맛있다.
간장을 흠뻑 쥐고있는 새우살. 탱글하면서 특유의 향이 간장새우로 담아놔도 아주 매력적이다. 조금 아쉬운건 간장이 조금 매웠다는 점. 밥이랑 먹으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었을텐데. 그래도 신경 써주신 사장님 덕에 참 잘 먹고 가는 하루였다.
▲ 사장님과 한컷
집에 가려고 가게를 나서다가 사장님과 오랜만에 이런저런 생선 얘기도 하고 사진도 한장 찍었다.
▲ 아름다운 형수님과도 한컷
사진을 찍고 있으니 주방에 계시던 형수님이 나오셔서 왜 자기는 안 찍어주냐고 타박 하신다. 그래서 한컷 더. 나 진짜 살 많이 찌긴 했구나..
"마무리"
구미 음식점 중 멀리 있어서 가장 슬픈 음식점이다. 집 가까운 곳에 있었다면 아마 월급의 많은 부분을 이 집에 헌납 했을 것이다. 최고의 제철 재료들만 가져다 팔고 음식에 대한 철학이 확실한 사장님 내외분. 부산같은 바닷가 바로 옆 도시에서도 보기 힘든 재료들을 가져다 쓰시니.. 손님이 너무 많은게 흠이지만 맛에서는 흠 잡을데가 없다. 전에는 두분에서 손님들을 쳐내셔서 많이 힘들어 보였는데 이번에 가니 직원들도 몇명 들어와서 나름 반가웠다. 다음에는 이 집에서 또 어떤 새로운 바다를 느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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