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구미 중앙시장을 가다! :: 진주국수 :: 구미 중앙시장 다모아 족발
    여행정보/국내여행 2015. 9. 23. 07:00
    SMALL


    "구미 중앙시장을 가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생겨버린 광복절 연휴를 맞이하여 가족들과 어떤 의미있는 무언가를 해볼까 고민을 했다. 더위를 쫓기 위해 근처 계곡에 가서 물놀이를 할까 생각도 했지만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라고 하니 교통체증은 안봐도 뻔한 상황이다. 최대한 멀리가지 않고 집 주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니 역시나 시장구경이 최고다. 집 바로 옆에 인동시장이 열리지만 날짜가 안 맞다 보니 어쩔수 없이 구미역 주변의 큰 시장인 '중앙시장'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몇번 방송을 탄 적도 있는 '다모아 족발'이 있는 곳이다. 우리 가족의 목표는 무사히 '다모아 족발'을 사오는 것.


    ▲ 주차장


    구미역 방면으로 들어오다 보면 시장 입구 오른편에 유료 주차장이 있다. 무려 발렛파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공간이 넓은 편이 아니지만 시장 바로 옆이라 이동하기에 편하다. 시장 주변으로 주차장이 곳곳에 있으니 딱히 주차에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주변에 길이 좁아 이왕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좋겠다.



    ▲ 중앙시장 동문입구


    우선 시장에 왔으니 입구에서 기념으로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 제일 한적하고 그럴싸한 동문 입구까지 걸어나와서 딸랑구를 안고 사진 한번 찍고 본격적으로 시장탐방에 나선다. 아무리 디지털기기가 많이 보급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시장같은데서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니 어르신들의 시선을 안 받을수는 없다.


    ▲ 한적한 시장


    주말 조금 이른시간에 도착해서 그런지 시장이 한적하다. 아직 장사 준비가 덜 끝난 가게도 많다. 사진으로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중앙시장은 규모가 상당하다. 재래시장이지만 현대식으로 지어져 있어 젊은 사람들한테도 별로 거부감은 없는 곳이다. 


    ▲ 쓸쓸하게 덮인 천막


    휴가를 간 건지, 이제는 장사를 안 하는 건지.. 가판대 위를 완전히 덮어놓은 천막들이 왠지 모르게 쓸쓸하게 느껴진다.


    ▲ 국수골목 앞에서


    전날 술을 제법 들이켰는데 아침에 해장도 하지않고 시장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시장을 더 구경하기 전에 끼니와 해장을 우선 해결하기로 했다. 그 메뉴는 '잔치국수'다. 특별한 음식은 아니지만 어린시절 어머니랑 떨어질세라 손 꼭 잡고 시장을 따라다니다 먹던 국수 한 그릇은 꿀맛이었다. 그때의 추억이 남은건지 시장에오면 국수를 먹어야만 할 것 같다.


    ▲ 국수골목


    이렇게 골목 하나를 국수골목으로 지정을 해 놓았다. 각종 국수류(잔치국수, 칼국수, 콩국수)등을 파는 곳이다. 골목이라 하기에는 점포수가 조금 부족하지만 제법 구색은 갖춰져 있다. 골목으로 들어서면 진한 멸치국물의 냄새가 움츠려 들었던 입맛을 일깨운다.


    ▲ 국수 가게들


    골목 안에서 바라보면 이렇게 국수를 전문으로 파는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예전에 한번 중앙시장을 왔을 때 이 골목에서 국수를 맛있게 먹었었는데 어느 가게였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어느 가게를 들어갈까 고민을 하다가 한 가게에만 대기 손님이 있는게 아닌가? 맛이 있으니 기다리고 있겠지?


    ▲ 진주 국수


    결국 대기 손님이 있는 '진주국수'라는 가게로 정했다. 앞에 대기하고 계신 아주머니 두분께 '이 집 맛이 괜찮나요?' 라고 여쭤보니 '우리 여기 단골인데 정말 맛있어요~'라고 추천을 해주신다. 아주머니들의 입맛을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 메뉴판


    메뉴는 단촐하다. 당연히 주력은 국수인데, 여름이라 그런지 묵채 같은 메뉴도 많이 나간다. 나는 잔치국수를 권줌마는 칼국수를 하나 주문했다. 딸랑구는 내 국수를 조금 나눠주기로 하고..


    ▲ 국수 먹는 사람들


    가게 안은 정말 좁다. 테이블이 4개 정도 있고 혼자서 먹을 수 있는 카운터 석 같아 보이는 자리도 있다. 안에 에어컨을 틀어놔서 시원하겠지만 우리는 밖에서 먹기로 했다.


    ▲ 국수를 기다리며


    밖에서 먹자는 나의 때아닌 떼쓰기를 받아준 가족들이 가게 앞 테이블에 앉아있다. 생각보다 시장내가 많이 덥지 않아 내릴수 있었던 결정이다. 딸랑구는 눈 앞에서 국수가 만들어지는게 신기한지 연신 쳐다보고 있다. 아침도 안 먹고 나왔는데 먼저 온 손님들이 주문한 국수가 눈 앞에서 계속 보이니 배고픔을 참기가 힘들어진다.


    ▲ 조그마한 주방


    저 좁은 주방에서 손님들의 음식을 능숙하게 쳐내는 걸 보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집 주방이 좁아서 내 요리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핑계아닌 핑계를 댔던 내 자신이 초라해진다. 


    ▲ 멸치 육수


    국수의 핵심인 육수가 보이길래 한 컵만 부탁 드렸다. 받아 들자마자 진한 멸치 향이 올라온다. 이렇게 붉은색이 나온 이유는 아무래도 양파 껍질을 같이 삶아서 색을 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뜨겁지만 한모금 입에 넣어보니 감칠맛이 가득 치고 올라온다. 이 집 국수는 맛이 있을것 같다.

    ▲ 잔치국수


    드디어 내가 주문한 잔치국수가 나왔다.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소면이 들어있고 그 위로 각종 야채들과 김, 그리고 양념장이 뿌려져 있다. 평소 같았으면 양념장 정도는 개인의 취향에 맞게 넣어 먹을 수 있는 배려를 해주면 좋겠다고 했겠지만 이 좁은 지방과 가게에서는 모든 걸 맡기는 것도 괜찮다. 마치 지금 앉은 자리도 고급 일식집의 카운터석(다찌)같은 곳이지 않나. 오마카세를 즐기는 기분으로 먹어보자. 


    ▲ 어린이 국수


    딸랑구도 먹어야 하니 조금 덜어줄려고 했는데 이렇게 미리 덜어서 따로 주신다. 매운걸 못 먹는 애들을 위해 양념장도 안 넣고 해주셨다. 이렇게 사소한 배려가 다음에도 이 가게를 들리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 오이 고추


    커다란 오이 고추가 반찬으로 나온다. 잔치국수에는 역시 혀 끝이 따가울 정도로 매운 땡초(청양 고추)가 어울리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다. 괜히 뜬금없이 막걸리 한잔 들이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어제 마신 술이 덜 깼나보다. 


    ▲ 국수 한상


    이렇게 조촐하게 한끼 식사가 차려졌다. 격식도 필요없이 후루룩 삼키기만 하면된다. 한 젓가락 크게 들어 입에 가득 넣고 빨아 들일때 부드러운 소면 가닥들이 입술과 턱을 한대씩 때리는 그 느낌과 진한 멸치 육숙의 만남. 이 순간은 어느 음식 부럽지 않다.



    ▲ 투박한 고명들


    마치 경상도 남자가 여자친구한테 깜짝 선물을 할때 '오다 주웠다' 라고 말하듯 투박하게 썰린 고명들. 전혀 일정하지 않게 썰어나와 왠지 전문성은 떨어져 보이지만 맛에는 전혀 지장없다.


    ▲ 칼국수


    권줌마가 주문한 칼국수. 잔치국수는 건진국수(국수와 육수를 따로 끓여 섞는 방법)였지만 칼국수는 제물 칼국수(면과 육수를 함께 끓이는 방법이다. 국물이 탁해지지만 이런 걸죽한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문제는 같이 끓여서 너무 뜨겁기 때문에 후루룩 빨리 먹을 수 없다. 어찌됐든 입맛에 맞는다며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 냉육수


    다른 테이블에 나가는 음식 중 냉육수를 사용하는 묵채를 보니 땡겨서 차가운 육수도 한 컵 부탁드렸다. 냉면집이나 밀면집에 가면 이렇게 따로 냉육수를 받아서 마시곤 하는데 그것들과는 맛이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더운 날씨를 이겨내는 데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 국수 먹는 모녀


    일식집 부럽지 않은 카운터 석에 앉아 먹는 국수 맛은 안 먹어 본 사람은 모른다. 언젠가 딸랑구가 더 컸을때 아빠랑 함께 시장 야외에서 국수 먹었던 특별한 경험을 기억해 준다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이 아빠는 너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해주고 싶구나. 국수로 해장도 하고 끼니도 해결하고 나니 배가 제법 부르다. 이제 정말 본격적인 시장구경을 해보자.


    ▲ 옛날 통닭


    국수 먹고 나오자 마자 사람들이 줄을 서서 무언가 기다리고 있길래 유심히 보니 옛날 통닭을 팔고 있다. 이렇게 낮부터 기름에 튀긴 닭을 사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한번 또 놀래고 간다.


    ▲ 과일과 채소들


    어느 가판대의 과일과 채소들. 사과 한 소쿠리에 3,000원이면 요즘 물가로는 상당히 싸다. 마트에는 저정도 양에 10,000원 정도 받던데.. 조금 사서 주스를 갈아 먹을까 했지만 아직 집에 남은 과일들이 남아서 다음을 기약한다.


    ▲ 악세사리들


    어느 가게 앞을 지나가는데 딸랑구의 시선을 사로잡은 겨울왕국 반지. 보자마자 갖고 싶다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날 보며 얘기한다. 사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원활한 시장 구경을 위해 거래를 제안한다. 시장 구경하면서 말 잘듣고 잘 따라오면 집에 가기 전에 사주기로 약속을 했다.


    ▲ 분식 가게


    시장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곳에는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분식 가게들이 즐비해 있다. 떡볶이, 만두, 호떡, 오뎅 등 간식거리들이 넘쳐난다. 어릴때 어머니께서 시장에 같이 가자고 하시면 귀찮았지만 손 꼭잡고 따라왔던 이유는 꼬치에 끼운 푹 퍼진 오뎅(어묵)하나 얻어 먹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할 정도로 오래전 일이지만 그때 생각이 잠깐 난다. 저 시장의 끝에는 무슨 재미난 것들이 있을까 의문을 가지며 그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딸아이 손을 꼭 잡고 걸어가 본다.


    ▲ 민물 장어


    요즘 날이 더워지니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항상 으뜸으로 쳐주는 장어를 만나니 아주 반갑다. 씨알도 굵고 팔팔한 녀석들을 보니 또 군침이 돌지만 이미 잔치국수를 먹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가도록 하자.


    ▲ 분식 거리


    시장 끝을 찍고 다시 돌아오니 아까 보였던 분식거리의 정면을 볼 수 있다. 엄마 손 잡고 나온 아이들이 무언가 하나씩 들고 먹고 있는 걸 보니 다시 한번 어릴때의 추억이 생각난다. 여름인데도 딸랑구가 호떡을 보더니 먹고 싶다고 사달라고 한다. 지난 겨울에 먹은 호떡이 인상 깊었나 보다. 방금 밥을 먹었으니 시장 구경 하면서 배가 좀 꺼지면 같이 먹기로 약속을 했다.


    ▲ 꼬마 김밥


    앙증맞은 사이즈 지만 있을건 다 들어있는 먹음직 스러운 다양한 꼬마 김밥이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방금 밥을 먹었음에도 왠지 몇개 집어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 어묵


    제일 왼쪽에 위치한 푹 퍼진 어묵을 보니 어머니 손잡고 따라 왔었던 시장의 추억이 더욱 뚜렷해진다. 그 시절 생각하며 하나 먹을까 했지만 그 맛이 나지 않아 실망을 할 것 같아 추억은 추억 그 자체로 묻어 두기 위해 어렵게 발걸음을 돌린다.


    ▲ 족발 골목


    시장의 중앙 교차로에서 이번에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앞 부분에는 옷을 파는 가판들과 가게들이 보이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족발 골목이 있다. 이번 시장 여행의 목적인 '다모아 족발' 구입이 여기서 가능할 듯 하다.


    ▲ 와송


    돌나물과의 다육 식물인데 소나무를 닮아서 와송이라 부르며 약재로 주로 사용하는 것이다. 자주 보기 힘든 것이라 이렇게 사진을 하나 찍어 봤다.


    ▲ 시장 속의 마트


    족발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니 시장의 안쪽에 현대식 마트가 위치해 있다. 시장과 상생을 하는 곳인지 들어가 보지 않아 알 수는 없지만 시장까지 찾아온 사람들이 굳이 이 마트까지 들어가는가? 라는 의문도 생긴다.


    ▲ 각종 생선들


    고등어, 방어, 임연수어, 참돔, 가자미, 문어 등 다양한 생선이 널부러져 있다. 종류별로 예쁘게 정리해 놓으면 사는 사람도 더 기분 좋을텐데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확실히 구미는 내륙 지방이라 그런지 시장의 해산물 비중이 아주 낮은 편이다. 해산물 들을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특이한 성향의 나로서는 상당히 아쉽다.


    ▲ 떡집


    구수한 냄새가 풍기는 떡집을 보니 다 먹음직 스럽지만 왜인지 계속 가래떡에만 눈이 간다. 그대로 먹어도 좋고 얇게 썰어 떡국을 끓여 먹어도 좋고 살짝 구워 꿀에 찍어먹어도, 튀겨 먹어도 맛있는 가래떡은 정말 팔방미인이다. 


    ▲ 밥도둑 젓갈들


    어느 젓갈 가게를 지나가며 입맛을 다시고 있으니 권줌마가 또 젓갈 보고 있냐고 놀린다. 어느 하나 밥도둑이 아닌게 없다. 다행히 집에 직접 담아놓은 젓갈 몇 종류와 장모님이 주신 간장게장이 집에 남아 있으니 쉽사리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다.


    ▲ 건어물


    싱싱한 생물 생선이 구하기 힘들다면 이렇게 아예 말린 건어물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 다모아 족발


    우리의 목적인 '다모아 족발'은 아까의 족발 골목에는 없었다. 결국 시장 상인들한테 물어 물어 찾아갔다. 다른 족발집들과는 달리 혼자 돌떨어져 있는데 가게 앞에 와보니 그 유명세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워낙 이른 시간에 가서 손님은 하나도 없었지만 가게 앞에 족발을 삶고 있는 솥에 4~5개나 있다.


    ▲ 삶아지는 족발


    예전 대학생 시절 자주 가던 족발집에서 족발 삶는 솥을 본 적은 있으나 이렇게 직접 삶는 모습을 눈으로 본 건 처음이다. 이렇게 많은 양의 족발을 삶고 있는 가마솥이 4~5개가 된다.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보통 족발집이면 솥 하나만 있어도 충분할 텐데..


    ▲ 삶아진 족발


    다 삶아진 족발은 이렇게 꺼내서 식힌다. 뭔가 캬라멜을 연상 식히는 듯한 짙은 갈색의 껍질이 '난 정말 탱글거린다고!'라며 외치는 듯 하다. 이렇게 식히고 있는 족발들도 실로 엄청난 양이다. 구경하면서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가게 안에서 사람이 한분 나오신다. '우와, 이게 다 팔립니까?'라고 여쭤보니, '그럼요, 우리는 거의 기업이에요' 라고 대답을 하신다.


    ▲ 다모아 족발 내부


    그 말을 듣고 가게 안을 바라보니 저 많은 사람들이 쉬지않고 족발을 썰고 계신다. 실로 기업이라 할 만하다. 이 많은 족발들이 저녁이 되면 다 팔린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집 족발을 먹는 것인가? 이 족발을 알게 된건 어느 저녁, 아버지의 전화 한통을 받고 나서다. TV를 보시다가 구미 어느 시장에 족발이 나왔는데 다음에 꼭 사달라고 하시길래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이렇게 실상을 알고나니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어쨋든 그렇게 족발 한팩을 사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딸랑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시장으로 나섰다.



    ▲ 반찬 가게


    어느 반찬 가게를 지나며 속을 들여다 보니 먹음직 스러운 반찬이 한 가득 있다. 저 반찬들이 다 팔리는 건가? 안 팔리고 남은 건 어떻게 처리하지? 라는 궁금증이 생겼지만 사지도 않으면서 물어보기는 조금 민망해 그냥 지나쳐 왔다.


    ▲ 고래 식품


    고래식품에는 과연 고래고기를 팔까? 라는 이상한 개그를 쳤다가 권줌마한테 혼이 났다. 실제로 고래고기를 팔았으면 더 재밌었을텐데..


    ▲ 식육점


    제법 큰 규모의 식육점도 시장에 있다. 일반 우리가 먹는 고기 뿐만 아니라 내장 같은 부속물들도 같이 판매한다. 이런 곳이 좋은 이유는 부위만 있다면 원하는 두께로 썰어서 올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대형 마트에서도 해주는 곳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잘 안해준다. 


    ▲ 양말 들고 신난 딸랑구


    어느새 훌쩍 커버린 딸랑구는 키 뿐만 아니라 발도 많이 커져서 가지고 있던 양말이 이제는 작다. 시장에 왔더니 양말을 싸게 팔길래 원하는 걸 몇개 골라라고 했더니 역시나 겨울왕국 엘사가 그려진 양말을 주워 담는다. 자기 양말이라고 직접 들고 요상한 표정을 짓는다.




    ▲ 호떡과 함께


    아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분식거리로 돌아왔다. 이 여름에 굳이 호떡을 먹어야 되겠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겨울에 먹었던 그 맛이 자꾸 생각나는지 시장을 둘러보는 내내 호떡 노래를 부르길래 결국 하나 사주었다. 추운 겨울 달콤한 설탕물이 씹을때 나오는 따뜻한 호떡 맛이야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래도 여름에는 생각이 안나는데 역시 애는 그런건 상관 없나보다.


    ▲ 꼬마 김밥


    주말 저녁, 밥하기 싫은 권줌마를 위해 꼬마김밥도 종류별로 샀다. 배만 안 불렀다면 그 자리에서 해치워 버렸을텐데 저녁에 먹기 위해 포장을 해서 고이 들고왔다.



    ▲ 겨울왕국 반지


    또 하나의 약속인 반지 사주기도 지켰다. 한 손엔 호떡을 야무지게 들고 한 손에 끼워진 반지를 자랑하는 딸랑구를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 붐비는 시장통


    집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시장을 둘러보니 처음 도착 했을때보다 훨씬 활기찬 모습이다. 관광을 위해 온 사람들도 보이고 무언가를 사기위해 온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장사를 하는 상인들의 모습들을 보면, 참 시장은 사람 냄새 나는 곳이다. 


    ▲ 그날 저녁의 주안상


    수비드 조리법으로 만들어낸 돼지 수육과 중앙시장에서 사온 다모아 족발, 꼬마 김밥으로 한상 차려냈다.


    ▲ 다모아 족발


    다른 집 족발과는 다르게 다모아 족발은 삶아낸 족발을 참기름과 다진 마늘로 양념을 해 무쳐냈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인기가 있을까 했는데 손이 계속 간다. 족발 자체도 나쁘지 않은데 양념이 은근 중독성이 있다. 저녁에 낸 다른 안주보다 인기를 독차지 해버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사올걸.


    ▲ 꼬마 김밥


    스팸 김밥, 볶음김치 김밥, 야채 김밥, 참치 김밥 4 종류를 사왔다. 작지만 재료가 제법 실하게 들어있어 보는 재미도 먹는 재미도 있다.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다. 


    "마무리"

    연휴를 맞이해 구미 중앙시장을 다녀왔다. 생각보다 날이 덥지 않아 제법 쾌적한 구경을 했다. 잔치국수로 해장 및 끼니도 때우고 필요한 물건들도 샀다. 대형 마트 만큼 깔끔함이나 편리함은 조금 떨어지지만 재래시장은 또 그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조금 더 다양한 식재료를 구할 수 있으며 가격이 더 저렴하다. 무엇보다 먹거리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으므로 장 보는 내내 이것저것 먹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대형 마트로 인해 동네 상권들이 많이 죽는 다는데, 소비자 들이 이런 곳을 많이 찾아줘야 재래시장의 존망도 결정될 것이다. 물론 시장 측에서도 소비자들을 끌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주말에 애들 데리고 어딜 가야하나 라는 고민을 애 가진 부모들이라면 한번 쯤은 해볼텐데 이런 전통 시장을 구경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음에는 고향 부산의 수산물 시장을 한번 들려봐야겠다. 


    ※ 회사에서 진행한 이벤트 참가를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이벤트 종료 후 블로그에 올립니다.


    http://sukzintro.net


    - 끝 -



    LIST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