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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맛집 :: 산마루 - 시락국, 해물파전 [서구/대신동 맛집] :: 본격 등산 시리즈 #1
    부산맛집/서구 2010. 11. 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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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 : 산마루
    전화 : 051-247-8457
    위치 : 부산 대신동 꽃마을 등산로 입구

    어느 토요일, 이상하게 등산이 가고 싶었다. 주변 사람 여럿에게 그 얘기를 하니 다들 반응이 '니가 드디어 미쳤구나' 라는 식이었고 본인 스스로도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 중이었다. 그러고 밤에 잠을 잤는데 일요일 새벽 4시에 기상을 했다. 아.. 이건 등산가라는 하늘의 계시다 라고 생각을 하고 등산 갈 채비를 하는데 부모님께서 소리를 듣고 일어나실까봐 그냥 마음을 접었다. 근데 왠걸 부모님께서 일어나셔서 밥을 드시더니 등산을 가시는게 아닌가? 

    그래 가자. 더이상 망설이지 말고. '酒신'님께 연락을 했다. 당연히 반발을 할 줄 알았는데 같이 가자고 한다. 콜. 어느 산을 갈까? '금정산', '장산'이 후보로 떠올랐다. 이런저런 의견을 주고 받다가 '주례'의 '엄광산'으로 출발. 가기 전에 주변에 사는 '야로뽕'에게 전화를 했다. 받자마자 '우어우엉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제 새벽 5시까지 술 빨았다 죽을거 같다)' 라고 했다. 그러고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야로뽕'한테 다시 전화가 왔다. "어제 새벽 5시까지 술 빨았다" 어...아까 알아들었었다. 자기도 술 깨고 싶다고 같이 간댄다. 그럼 주례역에서 만나자고.

    주례역에서 만난 우리 세명은 산 입구까지 마을버스를 타고 올라갈까 하다가 그래도 등산 목적으로 만났는데 걸어가자고 하여 편의점에서 물을 한병 사들고 걸어 올라갔다. 기억이 있는 어린시절을 대부분 주례에서 보낸 필자의 추억을 회상하며 길을 오르는데 기분이 아주 묘했다. 

    필자의 누나가 졸업한 주례여중.

    필자와 누나가 같이 졸업한 동주초등학교. 어쩜 이리 학교가 변했니.. 잔디도 깔리고 트랙도 있고 체육관도 있다. 나 다닐때 급식도 안됐는디.. 뭔가 씁쓸하지만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으니 뭐..

    예전 살던 현대 무지개 아파트. 약 9년정도를 여기서 살았다. 친한 친구들도 많이 살아서 어린시절이 심심하지는 않았다. 

    등산로 입구에서 마지막으로 숨을 고르고 끽연을 만끽하는 우리들. 하도 오랜만에 등산을 하려고 하니 겁이 조금 낫나보다. 전날의 과음으로 술냄새를 풀풀 풍기던 '야로뽕'

    올라가는 길에 단풍이 보이자 '야로뽕'이 쓸데없는거 그만 찍고 이런걸 찍으라고 구박을 한다. 그래서 한번 찍어보고.. 이런거 찍을때 나도 DSLR이 갖고 싶다.

    누군가 직접 그려놓은 등산로. '내가 서있는 곳'이라 표기하면 설명을 해놓았는데 너무 재밌어서 '야로뽕' 세워놓고 사진도 한번 찍었다. 정신을 못차리는 '야로뽕'

    드디어 산을 하나 넘어 음식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실 저 '삼덕 보리밥 시락국'을 보고 먹으러 내려 간거 였는데 저 집은 한참 더 내려가야되고 뒤에 보이는 집에는 식사는 안되고 막걸리와 주전부리만 팔았다. 결국 좀 더 내려가기로 결정을 했는데..

    드디어 꽃마을 등장. 참 많이 변했다. 어린시절에 일요일아침 부모님과 같이 산을 넘고 나면 천막으로 만들어진 가건물에서 시락국과 멸치젓갈을 먹곤 했었다. 상상했던 모습들은 아니지만 여전히 그 가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를 한다. 비슷한 집이 하도 많아서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야로 녀석이 어머니랑 같이 등산을 가끔 오면 이 집 '산마루' 로 간다고 한다. 그럼 여기로 점심 결정.

    유체 이탈중인 '야로뽕' 반쯤 넋이 나갔다. 사실 오랜만에 등산으로 우리 셋은 다리가 후들후들 거렸다.

    역시 지친 기색이 역력한 酒신님. 막걸리를 기다리고 계신다. 오직 그분의 목적은 술을 위한 핑계(등산)일 뿐이다.

    막걸리가 빠질 수 없다. 귀국하고 막걸리를 한번도 안마셨었는데 처음으로 마신다. 역시 맛있다. 하지만 많이 마시면 배도 부르고 다음날 힘들어진다. 자 이제 제공되는 반찬들을 한번 보자.

    고등어 김치 조림. 뭔가 부족하다. 김치가 제대로 숙성이 안되서 그렇게 느꼈었던 듯. 그래도 쌈싸먹는데 최고의 도우미중 하나이다.

    그래 이녀석. 오랜만이다. 멸치 젓갈. 정말 밥 도둑이다. 필자 또래나 필자보다 어린 사람들은 이런 젓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젓갈은 오징어 젓갈이 맛있고 이런건 냄새도 나고해서 잘 먹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이맛을 알게되면 헤어나오지 못하리라.

    여러 반찬들과 시락국의 맛을 더 좋게 해주는 다진 고추.

    시락국. 좋다. 등산 후 의 시락국이라... 속이 확 풀린다. 근데 가격이 4,000원 이었나 5,000원 이었나? 기억이 잘 나질 않네. 아마 4,000원 이었던거 같기도 하고..

    막걸리를 시켰는데 어찌 같이 안먹을 수 있을까. 해물파전도 하나 시켜본다. 역시 막걸리와 찌짐은 잘 어울린다. 맛도 좋다.

    이렇게 전체 상차림. 저렴한 가격에 제법 푸짐하다. 김치가 맛이 조금만 더 개선되면 훨씬 좋을 듯.

    메뉴의 특성상 특별한 맛을 기대할 순 없지만 등산 이후 뭘 먹는듯 맛있지 아니할까? 등산 좋아하시는 분들은 일부러 이렇게 코스를 잡고 가셔서 한그릇 드시고 오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격 등산 시리즈 #2와 #3은 이걸 먹고 나서 일어난 일들이다. 

    밥을먹고 가득찬 배를 잡고 거리를 나오자 이런 지도가 있다. 그래...등산로는 이렇게 그려져 있어야지 아까 그건 뭐..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좋은 곳이 있어 둘 사진도 한번 찍어주고. 물은 좀 더럽더라.

    더 걸어내려오니 구덕운동장이 보인다. 여기까지 일단 본격 등산시리즈 #1은 끝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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