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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맛집 :: 해남식당 - 홍어탕 [자갈치/충무동 맛집]부산맛집/서구 2015. 5. 11. 07:00SMALL
상호 : 해남식당
전화 : 051-256-5609
주소 : 부산 서구 충무동 3가 1-170번지 해남식당(남광탕 맞은편)
"해장에 아주 좋은 홍어탕"
내가 맛집을 탐방하듯 내 아버지께서도 당신만의 맛집 리스트를 계속 갱신하시면 맛을 찾아 다니신다. 그러다 서로 좋은 곳을 알게되면 공유를 하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할 홍어탕 집은 역시나 아버지께서 데리고 가주신 곳이다. 홍어는 정말 좋아하지만 홍어탕을 제대로 먹어본 적은 없다. 시원한 국물에 전날 마신 술이 다 풀어질 정도라고 하니, 예전보다 작아진 아버지 등 뒤를 말 없이 따라가본다.
충무동 재래시장 어느 골목을 조금 걸어 들어가니 이런 간판이 보인다. 여기서 꺾어서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만날 수 있다.
소박한 간판의 해남식당. 휴일 오전이라 손님이 별로 없다. 그 손님들이 없는 와중에도 아버지는 지인분을 만나셨다. 아무래도 아버지의 활동 무대이다 보니..
해물된장찌개를 제외한 모든 메뉴는 홍어와 관련된 메뉴다. 가격대를 보니 역시나 수입산 홍어다. 얼핏 듣기로는 칠레산을 사용한다고 들은 것 같다. 우리는 홍어탕을 많이 삭힌것 2개와 보통 2개를 주문했다.
휴일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가게는 한산하다. 평일 점심때에는 손님이 아주 많다고 한다. 가격에 비해 아주 괜찮은 홍어탕을 내주기 때문이라는데..?
제법 다양한 밑반찬들.
반찬이 나오자 마자 가장 먼저 손이 간건 역시나 이 코다리 조림이다. 달착지근하면서도 심심하지 않게 살짝 매콤한 조림이 맛이 좋아 한번 더 채워달라고 부탁드렸다.
뭔가 익숙하지 않은 단맛이 혀끝을 괴롭혔던 깍두기. 그래서인지 딸랑구가 잘도 먹는다.
어묵볶음
시금치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조리의 문제가 아니라 시금치 재료 자체의 문제다.
김치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무말랭이 무침. 하나씩 집어 먹기에 나쁘지 않다. 술 안주로도 손색 없는 녀석인데..
뚝배기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홍어탕이 나왔다. 근데 왠걸 생각보다 홍어 쏘는 냄새가 나질 않는다. 그러고 보니 처음 가게에 들어설 때도 딱히 많이 느끼진 못했다. 내가 아는 홍어 집들은 들어가는 순간 홍어 특유의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
기대 이상으로 내용물이 실하게 들어있다.
생선 발라 먹는데는 별로 소질이 없지만 열심히 먹었다. 어떨 때는 뼈까지 오드득 씹어먹고 보통은 살만 주로 발라 먹었다. 홍어를 열에 익히니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홍어 애(간)도 하나 건졌다. 국물을 계속 떠먹다 보니 몇개 나오더라. 나름 귀한 부위인데.. 간 특유의 부드럽고 약간 진득한 식감과 함께 우러나오는 깊은 맛. 이 정도면 아구간(안키모)에 필적할 풍미다.
한 그릇 금새 비워 내시는 아버지. 옆에 살짝 보이는 밥 그릇 위에는 살점하나 남기지 않고 다 발라드신 흔적이 보인다.
입가심으로 숭늉을 조금 내어준다. 즉, 누룽지가 생겼다는 말이다. 아마 압력 밥솥을 이용해 밥을 하시지 않나 생각한다.
"마무리"
전에 홍어삼합을 먹으러 동래의 어느 홍어 전문점을 갔을때 서비스로 내어준 홍어탕을 먹은 적이 있다. 그때는 코가 뻥 뚫리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 집의 홍어탕은 그렇지는 않다. 홍어 자체도 우리가 소위 말하는 삭힌 홍어에 비하면 거의 생물에 가깝다. 아주 약간만 삭혀서 쓰시는 것 같은데 홍어를 이제 입문하는 분들에게는 적당한 삭힘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같은 매니아에게는 조금 아쉬운 삭힘 정도였다. 하지만 예상외로 시원한 국물은 마치 아구탕의 그것과도 비슷했다. 그고 그럴것이 콩나물과 미나리가 들어가 비슷한 향을 내기 때문이다. 홍어에서도 이렇게 시원한 국물이 나올줄은 예상을 못했기 때문에 홍어 삭힘 정도가 조금 아쉬웠던거에 비해 너무 맛있게 먹었다. 그때문에 급하게 먹다가 입천장이 다 까져버렸다는.. 이 동네 분들에게는 이미 제법 유명한 식당으로 보인다. 홍어탕 좋아하시는 분들, 혹은 자신 없지만 드셔보시고 싶은 분들은 한번쯤 가보시기를..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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