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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맛집 :: 복성루, 중동호떡, 이성당 [전북/군산 맛집] :: 군산 맛집의 실태전국맛집/전라북도 2014. 10. 11. 07:00SMALL
"안타까웠던 군산 맛집의 실태"
부여 '서동한우'에서 점심을 해결한 우리는 모임의 대장님이 된 종길동 영감의 지휘 하에 군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원래 계획에는 없었던 곳인데 어쩌다 보니 들리게 되었다. 맛집 탐방이 주 목적인 여행이기 때문에 일부러 서동한우에서 많은 양을 먹지 않고 추가적으로 먹을 계획이었다. 영감이 옆에서 급하게 검색을 하니 군산에 유명한 집이 제법 많더라. 그 중에 가장 우리의 관심을 사로 잡은 곳은 다름아닌 전국 5대 짬뽕 집 중 하나라는 '복성루' 였다. 예전에 지인을 통해 이름은 들어뒀던 곳이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본인의 면사랑은 주변 지인들의 치를 떨게 할 정도로 면만 보면 눈이 돌아갈 정도다. 근데 전국 5대 짬뽕이라니..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좀 웃긴게 전국에 짬뽕을 하는 집이 셀 수 없이 많은데 도대체 누가 어떤 기준으로 5대 짬뽕이라고 선정을 한 것인가? 그 과정은 둘째치고라도 대체 얼마나 맛있으면 그런 말이 나올 수준이라는 걸까? 말로만 듣던 그 곳을 내가 직접 가볼 수 있다니.. 워낙에 유명한 곳이다 보니 네비게이션에 검색을 하니 바로 나와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가게 앞에 도착했는데... 헐..
이 곳이 바로 그 유명한 복성루다. 가게는 생각보다 작은데 저 앞에 사람들이 보이는가? 물론 이게 다가 아니다.
대충 봐도 약 70~80명 정도는 기다리고 있었다. 밥이 아니라 면 요리니까 조금 회전이 빠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짬뽕은 역시 뜨거운 음식이다 보니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었다. 혼자 멍때리면서 '이게 뭐야, 뭐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라며 중얼거리고 있으니 옆에 줄 서 계시는 분이 "짬뽕 드시러 오셨어요? 여기가 전국 5대 중에 하나래요. 지금 2시간째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여기에요. 제 뒤로 한 20명은 재료 떨어졌다고 주인이 기다리지 말고 가라고 돌려보냈어요." 라고 한다.
정말 '헐'이다. 이 때가 약 오후 3시쯤이었는데 벌써 재료가 떨어져서 손님을 돌려보내다니.. 어차피 기다린다고 먹지도 못하는 데다가 혹시나 재료가 있다고 쳐도 짬뽕 한 그릇 먹기 위해 2시간 이상을 기다리기에는 우리의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판단하여 그냥 인증샷만 남기고 돌아서기로 했다.
복성루야 기다려라. 조만간에 그 맛을 보기위해 다시 돌아오마.
자 그럼,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아까 영감의 검색 결과에는 흥미로운 곳이 두 군데가 더 있었다. 바로 '중동호떡'과 '이성당' 이다. 중동호떡은 3대째 이어오는 유명한 호떡집이고 이성당은 애초에 전국 3대 빵집으로 유명세를 떨치던 곳이다. 험난한 세상(복성루)에 굴복하고 밥은 먹었으니(서동한우) 간식이나 먹자는 취지에 두 곳을 공략하기로 했다. 원래 계획은 한 군데 한군데 가는 거였으나 이성당에 먼저 도착했을때 주변의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종길동 영감과 ㅇㅇㅇ 영감 페어를 그대로 드랍한 후 나와 쿄는 중동호떡으로 향했다.
가게 앞에 도착했는데 다행히 운이 좋아 주차는 바로 할 수 있었다. 내리고 보니 기다리는 사람이 아까만큼 충격적이진 않았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 다는 아니더라. 가게 안에 제법 공간이 있는데 그 속이 정말 알차게 가득 차있더라. 쿄가 재빠른 몸놀림으로 비집고 들어가서 번호표를 뽑아왔다.
하... 진짜 웃음 밖에 안나온다. 대기인수 292 명. 대충 대기 시간을 카운터에 가니 기다리는 사람이 하도 많으니 대기 시간을 대충이나마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놓았더라. 그 방법대로 계산해보니 4시간 정도 기다려야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무슨 호떡 하나 먹어 볼려고 4시간이나...?
가게 내부의 모습.. 문제는 가게 뒤에 제법 큰 주차장이 있는데 거기다 차를 대놓고 캠핑 하는 것도 아니고 이 호떡 살려고 다들 진을 치고 있더라. 정말 무서웠다. 복성루에 이어 여기도 실패. 무슨 호떡에 꿀이라도 발라놨나.. 아 원래 호떡에 꿀 발려서 나오는 구나.
중동 호떡을 실패하고 영감들한테 전화를 한다. 중동호떡은 아무래도 못먹겠으니 이성당은 상황이 어떻냐고.. 좋은 상황은 아니라는 대답을 듣고 전화를 끊자 마자 사진이 몇장 날라온다.
여긴 그냥 아주 입구부터 시작해서 한 블럭을 줄로 돌려놨다.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도 안나오는 상황이 이런걸까? 결국 군산에서 선택한 맛집 3군데 중 단 한곳도 맛을 보지 못하고 군산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연휴라 관광객이 몰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 까지 심각한 상황일 줄은 몰랐다. 연휴 때문이 아니라 항상 이런걸까?
"마무리"
맛을 못봐서 더 그렇겠지만 시내가 도로가 제대로 안 되어있는데 관광객이 몰려서 차도 엄청 막혀서 군산에 대한 기억이 별로 좋게 박히지는 못했다. 뭐 어쨋든 종길동 영감과 다음 기회에 아침일찍 출발해서 이 3곳의 맛집을 다시 한번 둘러보기로 결정을 했다. 혹시 이 곳들 가보신 분들 계시면 대체 무슨 맛인지 설명 좀 해주세요. 진짜 저렇게 기다릴 만큼 맛이 있던가요? 언젠가 내 혀로 그 맛을 입증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길..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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