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변산맛집 :: 곰소궁 삼대젓갈 - 젓갈 정식, 백합탕 [전북/변산반도/곰소항 맛집]
    전국맛집/전라북도 2014. 10. 13. 07:00
    SMALL


    상호 : 곰소궁 횟집 삼대젓갈

    전화 : 063-584-1588

    주소 : 전북 부안군 진서면 진서리 1167-35


    "젓갈들의 향연, 젓갈정식을 맛보다"

    우리 4명(종길동, ㅇㅇㅇ, 나, 쿄) 대전, 부여, 군산을 지나 새만금 방조제를 넘어 변산반도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아주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우리는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다시 나왔다. 원래 군산에서 무언가를 먹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너무 배가 고파 계획보다는 조금 빨리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저녁으로 예정되어 있던 곳은 바로 곰소항에서 유명한 '젓갈 정식'이다. 


    어릴때 부터 유난히 젓갈을 좋아했던 나는 참 별나게도 먹어댔었다. 친구들은 오징어 젓갈 정도 겨우 먹을때 멸치 젓갈, 밴댕이 젓갈, 대구 아가미 젓갈, 갈치 속젓 등을 마스터 했을 정도로 젓갈 사랑이 남달랐다. 젓갈 한 종류만 있어도 밥 3공기는 거뜬한 나였기에 이 젓갈 정식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그 호기심이 극한까지 치달아 올랐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맛집 부문을 담당하면서 이 집을 꼭 가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종길동 영감은 제법 흥미를 보였고 ㅇㅇㅇ 영감은 별 관심 없어 보였는데, 쿄 녀석이 별로 안 내켜 하는듯 했지만 너의 취향따위 고려하지 않는다를 연발하며 결국 먹으러 가게 되었다.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있을 줄 알았지만 택시를 타고 가니 20분이라는 제법 긴 시간이 걸렸다. 주린배를 움켜쥐고 드디어 도착하게 된 이 곳이 바로 곰소항 젓갈의 원조집이라는 '곰소항 횟집 삼대젓갈' 집이다. 주변에 젓갈집이 아주 많지만 그래도 원조라고 유명한 집에서 맛을 보는게 가장 좋을 것 같아 이 집을 선택했다. 






    가게입구, 가게 바로 옆에 젓갈 직판장도 붙어있다. 80년을 넘게 지켜온 노포의 내공이 느껴진다. 






    우선 가게에 들어가기 앞서 젓갈 직판장을 방문해 본다. 수많은 젓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보기만 해도 입 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메뉴판, 다른건 관심없고 오직 젓갈 정식만 관심있었는데 사장님께서 백합탕을 추천해 주신다. 백합탕을 주문하면 젓갈 정식이 같이 나온다고 한다. 생각보다 날이 추워 따뜻한 국물이 생각났는데 잘 됐다 싶어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리고 짠 젓갈에 깔끔한 백합탕의 국물이 잘 어울릴 듯한 생각이 들었다. 



    메뉴판에 이런 사진도 포함되어 있다. 과연 비슷한 모양으로 나올 것인가?



    소주를 주문했는데 전라도의 잎새주가 아니라 참이슬이 나온다. 관광객이라 당연히 참이슬을 먹을거라 생각하신 모양이다. 다시 달라고 할까 생각을 했는데 그냥 마시기로 했다. 



    이번 여행의 막내를 맡고 있는 쿄. 근데 영감들 사진은 다 어디가고 왜 이녀석 사진만 있지?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와서 이렇게 젓갈을 쫙 깔아주신다. 그것도 아주 이쁘게.. 총 16가지 젓갈이라고 하는데 마지막 하나, 우측 최 하단은 젓갈이 아니고 견과류다. 결국 총 15가지 젓갈이다. 젓갈 말고도 김치와 깻잎도 굳이 분류를 하자면 젓갈로 봐야 하나..



    그리고 함께 나와주는 뽀얀 국물의 백합탕. 담백하고 깔끔하면서 진한 국물이 너무 좋다. 속이 확 풀리는 그런 느낌. 앞 바다에서 직접 잡은 백합으로 끓이신다고 한다. 단맛이 나는 백합을 참 좋아하는데 이런 크기는 처음 본다. 그럼 이제 젓갈을 하나씩 살펴 보도록 하자.



    처음은 밴댕이 젓갈. 여기 나왔던 15가지 젓갈 중 난이도 1 ~ 2위를 랭크하는 녀석이다. 생선의 형태 및 맛이 그대로 살아있어 어찌보면 굉장히 하드코어 하지만 젓갈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에는 이 녀석 만한 것도 잘 없다. 너무 맛있어서 여러번 추가를 부탁 드렸더니 사장님께서 "밴댕이 젓갈 리필하시는 분은 처음이네요. 젓갈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라고 하신다. 



    정말 잘 삭은 새우젓갈. 이왕이면 육젓이었으면 좋겠지만 새우 사이즈를 보니 그건 아니다. 



    그 다음 어리굴젓, 향긋한 굴의 향과 매콤한 양념이 잘 어우러진다. 어찌보면 비리다고도 느낄 수 있지만 젓갈은 그 비릿함 마저 즐기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무난한 오징어 젓갈. 본인은 유치원 생들용 젓갈이라고 가끔 표현한다.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난이도다. 



    호래기(꼴뚜기) 젓갈, 같은 연체동물이지만 오징어나 낙지와는 또다른 먹는 재미를 선사해준다. 왜냐 한마리를 통째로 먹을 수 있으니까.



    인기가 좋았던 가리비 젓갈. 조개 젓갈을 많이 먹어봤지만 가리비로 담은 젓갈은 처음이다. 맛있어서 여러번 추가로 부탁해서 먹었다. 



    낙지 젓갈, 꼬들한 식감이 참 마음에 든다. 



    창난젓(명태 창자), 역시나 오징어 젓갈과 함께 어릴때 부터 쉽게 접할 수 있는 녀석이다. 



    명란젓(명태알), 제법 고급 젓갈이다. 가격이 비싼 만큼 맛도 좋다. 짠 음식을 싫어하시는 어머니지만 이 명란젓 만큼은 좋아하신다. 그래서 항상 먹을 때면 어머니 생각이 간절히 난다. 참기름에 푹 담과 고소함을 더 했다. 



    비빔 낙지 젓이라고 해야하나? 낙지에 미역, 다시마 등을 함께 넣고 갈아 만든 젓갈. 밥에 비벼먹기 딱 좋다. 



    바지락 젓갈, 위의 가리비 젓갈과는 달리 그 비린맛이 한층 강해 그들의 선택을 가장 받지 못했던 녀석. 결국 나혼자 다 먹었다. 난 그 비린맛까지 사랑할 줄 아는 남자니까.



    청어알 젓갈. 보통 알로 담그는 젓은 이렇게까지 매운 양념을 잘 쓰지 않는데 이 집은 특이하게 맵게 나왔다. 그 특유의 톡톡 튀는 식감이 참 좋다. 



    그 다음은 갈치 속젓(갈치 순태젓), 봄에 잡은 갈치의 싱싱한 내장으로 담은 젓갈이다. 우리 가족들이 정말 좋아하는 젓갈인데, 밥에 비벼먹으면 정말 밥 도둑이 따로 없다. 



    토하젓, 토하(민물새우)로 젓갈을 담근후 찹쌀밥과 섞어서 먹는 녀석인데 말로만 들었지 나도 처음 맛을 보았다. 이 토하젓은 흙냄새가 은은히 올라오는 게 제 맛이라고 하는데 정말 씹으니 흙냄새가 살짝 올라오더라. 요즘 점점 귀해져서 앞으로는 정말 맛보기 힘든 젓갈이 될 것이다. 



    사장님이 직접 개발하셨다는 더덕 젓갈. 시도도 좋고 맛도 좋으나 젓갈과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더덕의 좋은 향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 다고 할까?



    견과류 반찬. 다양한 견과류가 달콤한 소스와 잘 어우러 진다. 건강식으로 아주 좋을듯 하다.



    깻잎 김치, 맛이 좋아 손님들이 많이 사가기도 하고 주문도 많이 해먹는다고 한다. 하긴 맛있는 젓갈로 만드는데 어찌 맛이 없을 수 있으랴. 



    4년 묵은 김치. 젓갈 맛이 확 나면서 정말 숙성이 잘 되어 4년이나 묵은지임에도 불구하고 배추의 아삭한 식감이 남아있다. 



    흰 쌀밥위에 밴댕이 젓갈도 올려먹고..



    어리굴젓도 한번..



    백합 굵기가 어마어마하다. 씹으면 씹을 수록 단맛이 난다. 너무 오래 끓이면 질겨지니 적당히 끓이고 그 맛을 깊이 음미해본다. 



    갈치 속젓도 올려먹고



    4년 묵은 김치도 올려먹는다. 하.. 이 김치로 김치찌개나 김치찜 해먹으면 진짜 작품 하나 나올듯 한데.. 해먹지 못하는 게 아쉽다. 집에 있는 김치 한 통을 한 4년정도 묵혀볼까? 이런 맛이 나올라나?



    너무 배가 고팠던지라 갑자기 폭식을 해버린 우리는 바로 숙소로 돌아가지 않고 가게 주변을 산책을 하기로 했다. 형 3명의 뒷바라지 한다고 수고가 많은 쿄가 뒤에서 우리의 모습을 한 컷 담아내고..


    "마무리"

    오랜 전통의 맛을 지키고 있는 곰소항 3대 젓갈집을 다녀왔다. 3대째 운영하고 있는 이곳의 젓갈은 직접 염전에서 채취한 간수를 뺀 천일염을 사용해서 담기 때문에 쓴맛은 거의 나지 않고 짜지않고 참 맛있다. 그 오랜 시간의 노하우가 축적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아무리 젓갈을 좋아하는 나지만, 젓갈 정식이라길래 짜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짜지 않아서 참 좋았다. 


    전라도 스타일 대로 다른 반찬도 한 가득 깔아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진짜 젓갈만 맛보기에도 밥이 모자랄 정도로 다른 반찬은 필요없다. 짠맛이 강하게 느껴지면 백합탕의 국물로 잠시 쉬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하나하나가 훌륭한 밥도둑인데 이렇게나 다양하게 나오다니 정말 행복한 음식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나라에 젓갈이 발달하게 된 이유는 3면이 바다인 이유도 있겠지만 주식이 쌀이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물론 쌀밥을 잘 지으면 밥만으로도 훌륭한 맛을 내지만 사실 심심해져 버릴 여부가 충분히 있다. 그 맛을 강하게 보충 해줄 수 있는게 바로 이 젓갈이라는 음식이다. 물론 저장방법이 발달하지 못했던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이렇게 오래동안 그 맛을 즐겨왔던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한다. 저장 및 유통의 신기원을 이루었지만 이 젓갈이라는 우리의 음식이 자손들 대대로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http://sukzintro.net


    - 끝 -



    LIST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