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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통찜과 어리굴젓, 그리고 소주 한잔미식일기/미식일기 2015. 8. 28. 07:00SMALL
"혼자 마시는 인생의 쓴맛"
어느 저녁, 권줌마와 딸랑구는 어린이집 같이 다니는 친구네 집에 놀러가고 혼자만 남았다. 저녁 약속이 있었으나 갑자기 취소가 되어 밥도 못 먹은 상황. 하지만 그런거에 굴할 내가 아니다. 예전 어부현종 사이트에서 받아 쪄놓은 총알 오징어 통찜(꽁치이까)과 어리굴젓, 그리고 김치 두 종을 꺼낸다.
그리고는 항상 시원하게 마시기 위해 김치 냉장고에 넣어둔 소주 한병을 꺼내서 조심스레 따른다. TV도 켜지 않고 아무도 없는 집 거실에 홀로 앉아 마시는 술 한잔. 그렇게도 소주는 달다고 스스로 세뇌를 한 탓인지 이제는 정말 달게 느껴지는 소주 한 잔을 입에 머금으며 속으로는 '이게 인생의 쓴맛인가?' 라고 생각하는 본인의 아이러니함에 실소를 터뜨린다.
그래도 혼자 마시면서 이정도면 훌륭한 주안상이 아닌가라는 위로와 함께.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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