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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게 간장게장 :: 박하지 :: 민꽃게미식일기/미식일기 2015. 9. 7. 07:00SMALL
"돌게 간장게장"
장모님께서 돌게장을 자주 담아주신다. 한번 주실때마다 김치 한통 가득 찰정도로 푸짐하게. 돌게라고도 하고 박하지, 민꽃게로도 불린다. 꽃게가 내장과 알맛으로 먹는다면 돌게는 단단하고 차진 살맛으로 먹는다. 하지만 껍질이 단단해서 발라 먹기가 힘들다. 특히나 큰 녀석의 집게 부분은 망치로 깨부셔야 될 정도로 단단하다. 어획량이 많아서 그런지 꽃게보다 가격이 한참 아래다.
그래서 보통 간장게장 무한리필 집은 이 돌게장을 사용한다. 그 이유 때문인지 돌게가 싸구려 취급 받는데, 가격이 저렴하다고 다 싸구려는 아니다. 더 많이 날뿐이지. 언젠가 돌게가 꽃게보다 비싸질 날이 올지 누가 아는가? 꽃게로 게장을 담그면 살이 금방 물러지지만, 돌게는 살이 단단해 더 오래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
오랜 친구 야로뽕 녀석은 간장게장은 짜면 안된다고 얘기했다.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못한다. 가게에서 파는 게장이야 한끼 식사로 먹는 반찬이니 짜면 안되는게 맞다. 하지만 원래 간장게장은 오래두고 먹기 위한 조리법이다. 집에서 담을때 짜지 않으면 금방 상해버린다. 적당히 짠 간장게장을 제법 오래 숙성시켜 그 삭은 맛을 즐기는 것도 게장의 묘미다. 본인도 전에는 담은지 며칠 안된 게장을 즐겼지만 이제는 제법 오래되어 발효향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마치 홍어의 그 냄새와도 비슷한 향이 나는 게장 맛을 알게된 지는 썩 오래되지 않았다. 지금도 김치 냉장고 한켠에는 간장게장이 삭아가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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