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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서 저수분 파수육 해먹기 :: 김장김치와 수육의 조화
    미식일기/요리하기 2014. 12.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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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수분 파수육 해먹기"

    한국 사람들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김장을 한다. 배추맛이 가장 좋을때 많은 양의 김치를 담아두고 1년 내내 먹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김치를 정말 좋아해서 배추김치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나오는 각종 식재료들로 담은 김치를 찾아먹는 편이다. 개인마다 숙성의 취향도 다양한 편인데 본인 같은 경우는 생김치나 아니면 아예 푹 익은 김치를 좋아한다. 극과 극의 맛을 즐기는 것이다. 


    헌데 이 김장을 하는 날에는 빼먹으면 안되는게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돼지고기 수육을 해서 함께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집에서는 마치 수학 공식과도 같은 정형화 된 식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렇게 처가에서 김장을 하는 날, 회사 일이 바빠서 출근을 하는 바람에 직접 가서 도와드리지는 못했지만 권여사의 사촌 오빠가 직접 가서 도와드리고 우리 집까지 김치도 갖다 주신다고 연락이 왔다. 


    손님 대접과 우리의 전통을 지켜나가기 위해 수육을 직접 삶기로 했다. 최근에 본 요리법 중에 적은 물을 이용한 '저수분' 요리가 나의 관심을 끌었다. 재료의 맛과 영양을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직접 만들어 먹어 보기로 했다. 레시피는 아주 간단하다. 대파를 냄비에 깔고 고기 올려 불만 켜면 수육이 된다. 그럼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마트에서 산 수육용 덩어리 삼겹살. 요즘 돼지고기 가격이 너무 비싸다. 느끼한걸 별로 안 좋아하는 나로서는 앞다리 살을 할까 했는데 삼겹살을 너무나 좋아하는 권여사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내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그리고는 대파를 씻어서 손질한 다음..



    대충 이정도 크기로 뭉텅뭉텅 썰어준다. 



    그리고는 적당한 크기의 냄비에 이렇게 골고루 깔아주도록 하자. 고기가 냄비에 닿으면 원하는 그림이 안 나올수도 있으니 닿지 않게 충분히 깔아준다. 



    그리고 아까 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이렇게 자리를 잡아준다. 



    고기가 냄비 벽에 붙지 않게 파로 잘 막아주고 고기 사이에도 파로 공간을 만들어준다. 



    집에 있는 월계수 잎을 몇장 꺼내서 고기 위에 올려주자. 월계수 잎이 없으면 통마늘도 아주 좋은 선택이다. 



    그리고는 혹시 탈지도 모르니 물을 진짜 조금만(반컵 정도) 바닥에 슬쩍 부어준 후 불을켜서 약 1시간 정도 끓여준다. 파가 열을 받으면서 파에서 나온 수분으로 고기를 익혀 나가는 방법이다. 




    이런식으로 완성이 된다. 잠시 다른데 신경 쓰다가 파에서 나온 물이 다 말라 버리는 바람에 고기가 냄비에 닿아 직접 열을 받은 부분은 조금 많이 익었다. 그 부분만 잘라내주고 먹기로 하자. 처음 하는 거니 실수할 수도 있지. 사실 가장 걱정 스러웠던건 탄내가 다른 고기에도 배여 망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아무렇지도 않았다. 



    먹기 좋은 크기로 일정하게 예쁘게 썰어서 담아준다. 데코레이션이자 건강도 생각하고 고소한 맛을 더해주는 참깨를 약간만 뿌려주면 더 좋다. 



    그리고는 오늘 배달온 굴이 듬뿍 들어간 김장 김치를 꺼낸다. 여기서 포인트는 김치를 썰어버리는게 아니라 밑둥만 잘라버리고 손으로 찢어서 내야 한다는 것이다. 고기나 생선회도 칼맛에 따라 맛이 많이 바뀌는 것 처럼 김치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생김치는 이렇게 찢어먹어야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손님이 오신다고 해서 좋은 술을 준비했다. 자주가는 마트에 이 화요 17도가 잘 없어서 마음이 아프다. 아무래도 구미에 나 말고도 화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보다. 갔을때 때마침 5병 들어왔길래 다 집어왔다. 쓸데없이 충동구매를 해버리다니.. 나도 아직 멀었나 보다. 



    김장김치를 세로로 쭉쭉 찢어서 내고 함께 온 고들빼기 김치도 옆에 조금 꺼내두었다. 



    딱히 반찬이 많지는 않지만 이정도면 충분하다. 김치만 먹어도 맛있는데 잘 어울리는 수육까지 있으니 뭐가 더 필요하겠는가? 고기가 조금 많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싹쓸이. 심지어 화요를 둘이서 5병이나 마시고 맥주까지 더 마셔버렸다는..


    "마무리"

    김장철을 맞이하여 저수분 파수육 요리를 한번 시도해보았다. 물을 거의 안 넣고도 이게 과연 잘 될까? 라는 의구심이 들어서 냄비 앞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지켜보긴 했지만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열을 받은 대파에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물이 빠져나오면서 파의 향이 돼지의 잡냄새를 잘 잡아주고 일반적인 수육보다 훨씬 담백하게 잘 익혀냈다. 


    물에다가 수육을 하게되면 된장도 풀고 이것 저것 재료가 제법 많이 들어가는데 대파에 월계수 잎, 혹은 마늘 정도만 있으면 되니 급하게 손님이 온다 했을때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요리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에 잠기게 하는 수육법이 아니다 보니 뚜껑을 자주 열면 그만큼 익히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도 있다. 물에 담겨 있으면 물만 계속 끓고 있으면 되니까.. 서로 두 가지 방법에 장단점이 있겠지만 우리집에서는 앞으로 이 방법을 애용할 생각이다.  김장김치와 함께 먹는 저수분 파수육, 여러분들도 한번 해보시길..


    http://sukzintro.net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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